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 K2 공항 이전을 위한 여론전에 나섰다. 17일 오후 4시, 서구청 구민홀에서 ‘2017 시정방향 공유 시민공감 토크’가 열렸다. 행사는 외관상 서구민 민원 청취 모양새를 갖췄지만, 공항 이전 설명에 20여 분을 할애하는 등 최근 불거진 대구 민항 존치 여론을 불식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류한국 서구청장과 권 시장의 간단한 인사말에 이어 2016년 시정 평가와 신년 시정 계획 설명, 그리고 K2 공항 이전 추진 상황 보고가 이어졌다. 정의관 대구시 대구공항 통합이전 추진본부장이 진행한 공항 이전 보고는 앞선 시정 계획 설명보다 3배가량 시간이 더 할애됐다.
정의관 본부장은 현재 선정된 예비후보지 네 곳과 접근성이 좋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최근 제기된 민항 존치론을 반박했다.
정 본부장은 “후보지 선정에 있어서 접근성에 가장 주안점을 두고 국방부와 협의 중”이라며 “현재 거론되는 곳들도 접근로를 추진 중인 곳이 많고, 향후에 이전 부지가 확정되면 그에 따른 도로 개설 방안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서구를 중심으로 후보지와 거리를 산정해봤다”며 “앞서 언급한 도로들이 개설되면 의성은 45분, 군위는 37분, 성주, 다사는 30분이면 접근이 가능할걸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군항 활주로를 빌려 사용하는 상황에서 민항을 남기면 공항 부지 매각 사업을 진행할 수 없어 사업비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K2 공항 이전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주장이다.
또 “만약 그게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현재 군항과 민간공항은 고도제한 차이가 있다”며 “대구공항이 존치하면 민간공항을 적용받아서 45m 건축 제한이 군공한은 2,300m 정도인데, 4,000m로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재산권 행사 제약이 더 심각해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권 시장도 K2 공항 이전 당위성을 주장하는데 가세했다. 시정 설명과 공항 이전 보고 이후 진행된 주민 간담회에서 서구민 5명이 서대구 KTX 역사 건립과 염색산업단지 등 서구 현안만 질문하는데 그치자 권 시장은 “시정에 대한 질문을 좀 해달라”며 직접 K2 공항 이전 사업 당위성을 설파하고 나섰다.
권 시장은 “지금 공항은 근본적 한계가 있다. 지금 군공항을 빌려 사용하는 활주로는 6시간 거리밖에 비행을 못 한다”며 “돈 되는 손님이 카자흐스탄 손님이라고 한다. 여길 띄우려면 7시간, 8시간을 띄워야 하는데 아쉽게도 지금 대구공항은 그걸 못한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지금 있는 공항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공항이 될 수 없다. 그 공항으로는 대구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너무 많은 것”이라며 “제대로 된 공항을 만들기 위해 통합 신공항 건설이라는 목표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시장 역시 접근성을 강조하고, 민항 존치론을 반박하기도 했다. 권 시장은 “지금 예비후보지는 입지가 어디라도 선택되면 접근망 개선 작업을 한다. 대구 어디서든 30분 안에 갈 수 있는 거리에 재대로 된 공항을 만들 것”이라면서 “민간은 두고 군공항만 옮기자는 건 현실적 대안이 없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권 시장은 “내부적 분열, 갈등으로 공항 이전이 중단되면 우리는 어쩌면 수십년 동안 소망하던 K2 이전 신공항이라는 새로운 공항을 가질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권 시장은 이날 서구를 시작으로 18일 남구, 23일 북구 순으로 시민공감 토크를 이어갈 계획이다. 대구 8개 기초지자체를 모두 돌며 K2 공항 이전 당위성을 알려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