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찾은 안희정 충남지사가 다시 한번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전략적 동맹국 간의 합의된 사드배치 문제를 정권교체기에 뒤집자고 이야기하는 건 경솔한 일”이라며 “실전 배치와 향후 북핵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드배치가 필요 없는 상황으로 기울어나가는 것이 미·중 패권 질서에 대한민국이 끼어버리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최근 사드배치와 관련해 찬반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한미 간 협상을 뒤집을 수 없다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안 지사는 지난 2015년부터 사드와 관련해서는 명확하게 찬·반을 확인할 수 있는 언급을 자제했다. 안 지사는 경북 성주가 사드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지난해 7월 이전까지 사드가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라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 2월 SNS를 통해서는 “이 땅 정치지도자들이 보여준 무능하고 무책임한 외교, 안보전략을 답습해선 안 된다”며 “사드 배치를 하느니, 마느니, 한일 대화를 하느니, 마느니, 통일이 대박이니 아니니 하는 건 모두 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사드배치가 결정된 이후부터는 대통령의 결정 방식을 비판하거나, 사드 배치를 둔 정치권의 논쟁에서 한발 멀어져 안보문제를 풀기 위한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지난 11일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한미 정부 간 협상을 통해 결정한 것은 존중하겠다는 것이 저의 입장”이라고 밝혀 사드를 찬성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사드 찬반을 명확하게 밝히길 원하는 여론과 그렇게 하지 않은 안 지사의 어법 때문에 생긴 일이다.
안 지사는 12일 밤늦게야 SNS를 통해 “사드에 동의하지 않습니다”며 사드에 대한 찬·반 입장을 분명하게 언급했다. 하지만 “전임 정부가 국가 간에 이미 협상해 놓은 걸 이제 와서 뒤집는다는 건 쉽지 않다”며 다시 사드배치 결정 협상 자체를 뒤집을 순 없다고 했다.
13일 민주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안 지사의 사드배치에 대한 입장에 관심이 모아졌다. 안 지사의 모두 발언이 끝난 후 첫 질문으로 사드배치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나왔고, 안 지사의 답변 후 보충 질문도 이어졌다.
안 지사는 “저는 전임 정부의 전략적 동맹국가와 합의를 존중한다. 다만 사드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미국 군사 전문가들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또 우리의 오랜 친구, 한중 경제협력 구조에서도 치명적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짚었다.
안 지사는 “사드배치에 가장 큰 목표는 북핵 문제”라며 “북핵을 풀기 위해선 남북 대화를 기본 축으로 해서 미북 대화를 이끌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사드배치가 필요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 이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당장 대통령 선거에서 여야 지도자들이 사드 문제를 놓고 찬반으로 나뉘고 국가가 분열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 저의 제안”이라며 “우리의 우방 국가 한미동맹 간 합의를 존중하는 선에서 이 논의는 갈음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