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와 김천 주민들이 더불어민주당에 사드 배치 철회를 당론으로 정하라며 여의도 당사를 점거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 지역, 평화, 종교 단체 60여 명은 11일 오후 3시 40분 경 서울 여의도 더불어 민주당사 5층을 점거하고 민주당이 사드 배치 철회를 당론으로 정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추미애 대표 등 민주당 정치인들은 지난 8월부터 개별적으로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아무런 당론이 정해지지 않았다. 야3당은 특위 구성은 흐지부지 됐으며 최근에는 제1당이자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시 되는 문재인 전 대표도 사드 추진을 다음 정권으로 넘겨야 한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비켜갔다. 사드 배치는 촛불 시민혁명 입법 정책 과제로 일방적으로 추진돼선 안된다는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됐지만 정부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주와 김천 주민들은 점거를 통해 이번 국회 임시 총회에서 제1 야당으로서 민주당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국방부와 롯데의 부지 교환 계약을 포함한 모든 배치 절차를 즉각 중단하도록, 또 국회 동의권 행사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드 부지 제공과 관련한 롯데와 박근혜 정권의 정경유착 의회에 국회가 조사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이외에도 사드 배치와 한일군사정보호협정 체결을 강행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이 모든 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국회 사드 특별위원회를 먼저 구성해 첫걸음을 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주와 김천 주민 등 점거에 참가한 이들은 민주당사 5층 진입로를 점거하고 약 1시간 반 동안 손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당사 벽에는 “박근혜표 사드 강행 즉각 중단!”, “사드 반대” 등의 문구를 걸었다.
민주당사를 점거한 이들은 오후 5시에는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참여연대 등 단체들과 함께 민주당사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에 다시 한번 사드 배치 철회 당론 촉구에 힘을 주었다.
노성화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촛불지킴이 단장은 “우리는 오늘 새벽밥 먹고 당사 앞에 왔다. 우리는 분명한 답변을 듣고 갈 것”이라며 “사드가 철회되도록 꼭 당론으로 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종경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6개월 간의 기나긴 싸움을 했다.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제1당으로서 국가 안보가 수구의 안보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 생존권을 위해 사드 배치 철회를 당론으로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주민들은 이날 오후 여의도에 도착한 뒤 약 1시간 반 동안 민주당사에 진입하지 못하고 버스나 길에서 대기해야 했다. 100여 명의 전경이 시설을 보호하고 진입을 저지했기 때문이다.
현장 경찰 관계자는 기자에게 민주당이 시설 보호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사실무근이라고 확인했다. 일단 주민들을 당사에 들인 민주당은 깔판과 다과를 제공하면서 사태를 수습했다.
조승현 평통사 평화군축팀장은 “민주당은 성주, 김천 주민들이 이야기 하겠다고 왔는데, 최소한 당직자들이라도 내려와 이야기를 들어야 될 것 아닌가”라며 “경찰에 주민들을 막아달라고 했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뒤에는 10여 명이 민주당사에 남아 시위를 계속할 예정이다. 주최측은 점거시위가 최소 임시국회 기간 동안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제휴=참세상/정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