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전교조 대구지부 소속 교사 및 대구 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40여 명은 대구 수성구 대구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동기 교육감이 정권 차원의 전교조 죽이기 선봉장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5일 전교조는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 비망록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계획적·조직적으로 개입해 ‘전교조 죽이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진두지휘했다고 밝혔다.
전교조가 공개한 김영한 전 수석 비망록에는 2014년 6월부터 12월까지 약 6개월 동안 42일에 거쳐 전교조 관련 메모가 발견된다. 첫 메모는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처분소송 1심 판결을 4일 앞둔 6월 15일 메모다. 이때 메모에는 “전교조 재판 – 6/19 재판 重要(중요)”, “승소 시 강력한 執行(집행)”, “재판 집행 철저히-YS 시절 잘못 교훈 삼아” 등이라고 적혀 있다.
판결 다음 날인 20일에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우려한 듯 “ILO(국제노동기구)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外交部(외교부) 통하여 취지 傳達(전달)토록”이라거나 “교원노조법 改正案(개정안) 환노위 계류중. 原則(원칙) 고수토록 독려”, “전교조 지지 교육감 多數(다수) 갈등 예견. 교육부 제도적, 법적 장치로 일선을 통제할 수 있는가 system(시스템) 구축”이라고 쓰기도 했다.
메모 군데군데서 대통령과 비서실장을 암시하는 領(영), 長(장)이라는 표기도 함께 발견돼 전교조는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전교조 탄압에 나선 증거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교조는 지난 7일 박 대통령과 김 전 실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전교조 대구지부는 박 대통령과 김 전 실장의 지시사항을 누구보다 충실히 따른 것이 우동기 교육감이라고 꼬집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전교조 죽이기를)박근혜와 김기춘이 연일 꼼꼼히 기획하고 추진했다는 것이 고 김영한 민정수석이 남긴 비망록을 통해 밝혀졌다”며 “우동기 대구교육감은 정권 차원의 전교조 죽이기를 어느 누구보다 앞서 선봉장 역할을 한 ‘정권의 꼭두각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동기 교육감은)지난 전교조 법외노조 2심 패소 이후 전국에서 가장 먼저 전교조 지부장 직권면직을 단행했으며, 한국사 국정화 반대 선언 교사에 대한 대량 징계(행정처분)와 전임자에 대한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세월호 계기 수업과 관련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강성규 교사(호산고)에 대한 징계 처분을 내린 것도 세월호 문제를 은폐하고 덮기에만 급급한 정권의 태도와 무엇이 다르냐”고 힐난했다.
이들은 “역사교과서 국·검정 혼용을 주장하였다는 사실은 우동기 교육감이 정권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앞장이 역할을 했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라며 “오석환 대구 부교육감이 한국사 국정화 비밀TF단장이었다는 것은 우동기 교육감과 정권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에 대한 밀월 관계를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구시민을 위한 ‘교육’행정은 없고 정권의 앞잡이로서 마름행정만 펴 온 우동기 교육감은 지금이라도 잘못된 행위를 사죄하고 스스로 물러나길 바란다”며 “전교조 대구지부는 민주시민들과 함께 교육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길을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