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학교 구성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더불어 재단(영남학원)에서도 손을 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은 영남대 재단 이사장과 이사를 지냈다.
1일 12시 영남대 교수, 재학생 시국선언단, 민주동문회, 대구일반노조 영남대시설관리지회,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등은 영남대학교 중앙도서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직 퇴진과 영남학원 퇴진을 요구하며 공동 시국행동을 벌였다.
구성원들은 최근 벌어진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와 영남학원 설립 당시와 박근혜 대통령이 재단 비리로 쫓겨났던 당시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196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은 대구대학교와 청구대학교를 강제 합병해 영남대학교를 설립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980년부터 영남학원 이사장 등을 지냈고, 1988년 최태민 일가와 연루돼 교비 횡령 등 비리 사건이 터져 구성원들로부터 쫓겨났다.
영남대 졸업생 이용우 씨는 “불행하게도 박정희 시대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영남대학교 태생의 비밀이다. 1989년 국정감사 때 박정희, 박근혜가 재단 설립에 돈을 낸 게 없다고 밝혀졌다. 그 당시 중앙정보부장 이후락이 경산 지역 농민들 땅을 강제 몰수하다시피 빼앗았다”고 지적했다.
김용섭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영남대분회장은 “80년대 박근혜가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4인방이 영남학원을 유린했다면, 지금은 문고리 3인방에 십상시가 국가 전체를 유린했다”며 “박근혜가 88년 영남학원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밝히고 떠났는데 떠난 게 아니었다. 박근혜를 영남학원에서 완전하게 쫓아낼 때까지 함께 투쟁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영남대는 1989년 이래 관선이사체제로 운영하다 2009년 재단정상화로 설립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 7명 중 4명을 선임했다. 하지만 재단이 들어선 지 7년 만에 최근 영남대는 400여억 원 적자가 나는 등 재정 파탄 위기를 맞았다.
이승렬(영어영문학) 교수는 “박근혜가 지배하는 이른바 정식 재단이 들어온 지난 7년 동안 우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자치, 대학자치 정신을 무참히 말살되는 경험을 했다”며 “비리로 얼룩진 박근혜 재단을 우리 구성원의 힘으로 몰아내고, 대한민국 대학 역사상 최초로 총장 직선제를 실현시켰다. 그런데 지금 우리 모습은 어떤가. 우리는 거의 죽은 상대다”고 말했다.
이채령 영남대 시국선언단장은 “영남재단 적자 문제에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재학생 대부분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당장 학생들이 발아야 할 장학금이 대폭 감소하고, 대학의 목적인 강의와 연구에 대한 지원을 불가능하게 한다”며 “재단 문제와 차기 총장 선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힘을 모아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1988년까지 영남학원에서 일어난 비리와 전횡이 2016년 대한민국에 다시 일어났다는 생각에 우리 영남대 구성원들은 슬픔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박근혜는 즉각 대통령직에서 퇴진하고, 영남학원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앞으로 재단 환수와 총장직선제 쟁취를 위한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날 시국행동에 영남대 교수회, 총학생회, 총동창회, 직원노조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아래는 영남대 구성원 시국선언 전문이다.
부패와 전횡의 역사를 우리는 알고 있다. 박근혜는 퇴진하고 영남학원에서 물러나라!
부패와 전횡, 비리와 불법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박근혜는 대통령직에서 하루빨리 물러나야한다. 우리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미 박근혜를 대통령직에 더 이상 머물러서는 안 되며 즉각 퇴진하라는 준엄한 명령을 내렸다. 100만 촛불의 성난 민심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우리의 헌법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아무것도 아닌 공인받지 않은 사람과 공모하여 온갖 불법과 부패, 전횡을 일삼은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미 검찰에 의해 피의자 신분이 된 박근혜가 청와대에 눌러앉아 버티는 것은 국민들을 배신하고 속여온 대형범죄의 주범으로서 온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주권자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할 것이다. 박근혜는 더 이상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며 엄중하고 준엄한 국민들의 퇴진요구를 즉각 받아들여 자신의 범죄행위에 대한 죄 값을 치러야한다.
지난 과거 박근혜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독립 운동가의 대학운영권을 강제로 빼앗아 설립한 영남대학을 운영하면서 비리입학, 횡령 등 갖가지 불법과 전횡으로 학내 구성원에게 쫓겨난 박근혜와 최태민 일가를 우리 영남학원 구성원은 아직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당시 이 사건은 그야말로 오늘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작은 축소판이었다. 학원이 주인인 전 구성원들의 이익에 반하여 몇몇 실세들이 비리, 전횡, 불법을 일삼아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교육기관으로서의 의무마저 내팽개쳤다. 2009년 관선이사체제에서 다시 박근혜의 추천으로 이루어진 영남학원 이사회는 7명의 이사 중 4명을 현직 대통령인 박근혜가 추천한 사람들이다. 학원은 개인의 소유물이나 헌납품이 아니다. 지난 1988년까지 영남학원에 일어난 비리와 전횡이 2016년 대한민국에 다시 일어났다는 생각에 우리 영남대 구성원들은 슬픔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알고 있다. 박근혜의 불법, 비리, 부패, 전횡을 기억하고 있다. 영남대 전 구성원은 영남대의 주인으로, 우리나라의 주권자로서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박근혜는 즉각 대통령직에서 퇴진하라!
박근혜는 영남학원에서 즉각 물러가라!!박근혜의 퇴진을 원하는 영남대학교 구성원
(영남대학교 정규⋅비정규교수/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영남대의료원지부/대구지역일반노동조합 영남대시설관리지회/영남대학교 재학생 시국선언단/영남대학교 민주동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