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인사드리기 전에 기쁜 소식을 드리겠습니다. 방금 두 시 반에 박근혜 대통령께서 국회가 정하는 바에 따라서 퇴진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답니다.
29일 오후 2시 40분께, 최병국 늘푸른한국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소식을 전하자 장내는 “와!”하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오후 2시부터 대구 동구 MH컨벤션홀에서는 늘푸른한국당 대구시당 창당대회가 열렸다.
늘푸른한국당은 대표적인 친이계 이재오 전 의원이 공동창당준비위원장으로 창당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전시당을 시작으로 이날 대구시당까지 11개 시·도당을 창당했다. 올 연말까지 전국 시·도당 창당을 마무리하면, 내년 1월 서울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창당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날 대구시당 창당대회는 당원 및 지지자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조촐하게 치러졌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축사를 위해 참석했지만, 정 전 총리를 제외하곤 당 외 인사는 보이지 않았다. 주호영, 강석호 등 새누리당 내 TK 친이계 의원 역시 보이지 않았다. 흔한 축하 화한도 출입구에 하나, 무대 앞으로 3개만 보였다. 대신 불교계 인사가 다수 눈에 띄었다. 도산 태고종 총무원장을 비롯한 스님 10여명이 앞자리를 채웠다.
박 대통령이 담화문을 발표하던 시각, 박창달 전 의원이 대구시당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박 위원장은 지난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 중남구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달성군 출마를 선언했던 곽상도 의원이 중남구로 옮겨오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경북 포항이 고향인 박 위원장은 지난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후보 특보단장을 맡았다. 1975년 공화당으로 정치에 입문한 이후 민주정의당, 민주자유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등 보수정당에 몸 담아왔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새누리당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대구 시민들에게 땀과 눈물을 요구했고, 대구의 응답으로 위기를 극복해왔다”며 “하지만 지금 박근혜 정부 탄생 1등 공신이었단 250만 대구 시민의 자존심은 어디있느냐”고 새누리당이 대구를 홀대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이정현, 최경환, 서청원, 홍문종, 조원진 이들을 우리는 너무 잘안다.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대통령을 팔아 우리를 이용해왔다”며 대표적인 친박 새누리당 의원을 직접 거론해 비난했다
박 위원장은 “이제 우리 손으로 우리가 창출한 정권을 환수해야 한다.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 우리를 이용한 자들로부터 정권을 환수해야 한다”며 “박창달은 정통애국 보수의 길을 걸어왔다. 저는 마지막 모든 것을 바쳐 여러분과 함께 보수정권 창출을 다시 하고자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오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그동안 보수정권 창출에 힘 써온 대구를 향해 쓴소리를 뱉어냈다. 이 위원장은 “대구가 문제가 많은 곳이다. 못 걸어나갈걸 감수하고 깨놓고 이야기하겠다”며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 당선될 때 대구가 몰표 줬지 않느냐. 대통령 끝나고 어디갔나. 감방에 갔다”고 말했다.
또, “그러고도 정신 못 차리고 이번엔 누굴 뽑았나. 박근혜를 뽑았는데, 지금보니까 최순실이 대통령 한거 아니냐”며 “잘못 뽑았죠? 그럼 책임져야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대통령도 잘못했지만, 잘못한 대통령을 오냐오냐 하고, 잘 보여서 국회의원 한 자리 할려고, 친박도 부족해 진박이라고 한 사람들, 그 당은 책임 없느냐”며 “문제 많은 정당 새누리당에 정권을 줘서야 되겠나. 그럼 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당이 늘푸른한국당 밖에 더 있느냐”고 늘푸른한국당을 통해 보수 정권을 다시 창출하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이 위원장은 창당 대회 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박 대통령 담화와 관련해 “당장 그만둔다고 말해야 한다”며 “죄를 많이 지었다”고 말했다. 또 “대구는 이제 늘푸른당으로 바뀌어야 한다. 새누리당은 이제 끝났다. 이제 새누리당이 끝이 나면 (새누리 의원들도) 많이들 참여할 것”고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