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일본 주민 네 사람이 성주 사드배치 철회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미군기지 건설을 우려하는 우카와(宇川)유지모임·미군X밴더레이더기지반대 교토연락회·일한민중연대전국네트워크 소속 활동가들이다. 이들은 교탄고시(市) 탄고정(町) 우카와(宇川)에 있는 X밴더레이더 반대 투쟁을 하고 있다.
우카와유지모임 사무국장 나가이 토모아키 씨는 성주 투쟁 소식을 듣고부터 꼭 한번 방문해 투쟁에 나선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성주 방문을 위해 여권까지 새로 만들었고, ‘평화나비도보순례’ 행사를 하루 앞두고 결국 ‘평화나비광장’에 발 디뎠다.(관련기사:해외여행 경험 없는 일본 사드마을 주민이 여권 만든 이유)
이들은 136일차 사드 철회 성주 집회에서 함께 촛불을 들었다. 무대 인사에 나설 때는 ‘美’가 아닌 ‘米’軍基地이라고 적힌 깃발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많은 사람들이 하나가 돼 반대하는 것에 큰 감동을 받았다”라며 “일본에도 사드 배치 움직임이 있다. 성주 투쟁은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우리도 함께 연대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촛불집회가 끝나고 <뉴스민>은 나가이 토모아키 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성주 방문 소감은 어떻습니까?
-너무 감동하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플래카드가 많이 보입니다. 이 사람들이 하나가 돼 반대운동을 하는 것에 감동 받았습니다. 교가미사키는 인구도 적고 고령화돼 있다 보니 다 같이 한다는 게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성주는 보통 사람들이 자기 말로 스스로 의견을 말하고 사드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어 아주 인상 깊고 좋습니다. 우리는 그렇지 않다 보니까 더욱 그렇습니다.
일본인은 속으로는 미군기지를 싫다고 하면서도 말로는 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손잡고 뭔가를 한다는 게 어렵습니다. 국가가, 정부가 하는 일에 뭐라고 해 봤자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말을 정부가 들어줄 리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니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성주 같은 투쟁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입니다.
일본과 한국 분위기가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본에서도 오키나와는 분위기가 본토와는 다릅니다. 역사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흘렸던 피와 눈물의 양이 다른 것입니다. 한국은 남북이 분단 됐고, 6·25전쟁도 있었고. 많은 눈물과 피가 흘렀지 않습니까. 가슴 아픈 역사가 계속됐다고 생각합니다. 오키나와는 가슴 아픈 역사가 있죠. 그런데 본토는 보통 사람들, 보통 지역은 그런 역사가 없고,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역사가 없다 보니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교탄고 시는 선거철에 아베 신조를 많이 찍는 보수적인 지역인데요. 노령인구가 아주 많고 젊은 사람이 많이 없는 점도 차이일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과 일본은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을 맺었는데요, 성주군민은 한반도 사드 배치와 이 협정이 관련 있다고 봅니다. 일본은 어떤가요?
-제 생각으로는 이번 협정 배경에 미국이 있습니다. 미국은 끊임없이 동북아 긴장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 전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한일 양국이 중국으로부터 미국의 방패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아베 정부는 집단 자위권 행사를 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도 했는데, 일본은 적극적으로 동북아 긴장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것이 아닙니까?
-아베 정부는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일본도 미국에 종속돼 있습니다. 헌법을 바꾸고. 저는 개인적으로 아베 신조가 핵무장까지 생각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요. 화가 나지만, 정신적으로도 미국으로부터 자립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일본도 사드를 추가 도입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성주 사드 배치와 상관있는 걸까요?
-밀접하게 관련돼 있습니다. 우리지역에 있는 레이더(X-band lader)와 아오모리에 있는 레이더, 그리고 성주에 도입하려는 사드는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엠디(MD, missile defence) 체계를 강화하려는 겁니다. 미사일을 방어하는 그물망을 촘촘하게 하려는 겁니다.
성주 투쟁이 일본사람들에게도 중요하다는 말이군요
-정말 중요합니다. 오늘 여기에 와서 보니 사드 배치를 철회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로 사드를 백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여러분들 모습을 보니 믿음이 듭니다.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움직임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정말 가슴이 뿌듯합니다. 성주와 함께 연대해서 사드를 철회시키고, 우리 교가미사키에서는 미군을 철수시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