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열 경북대 총장 후보자, “구성원 전원 참여 총장 직선제 쟁취해야”

총장 간선제, 교육 관료 집단의 신자유주의 정책 일환

09:25

10일 저녁 7시, 대구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에서는 경북대학교 2순위 후보자 총장 임용과 관련해 ‘빼앗긴 대학 자율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1순위 후보자로 추천됐지만, 총장 임용이 되지 못한 김사열 교수가 이날 토론 패널로 참석해 ‘대학 자율의 침해 과정’을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김사열 교수는 10일 빼앗긴 대학 자율에 대한 토론회에 참석해 대학 구성원 전원이 참여하는 총장 직선제 쟁취를 주장했다.
▲김사열 교수는 10일 빼앗긴 대학 자율에 대한 토론회에 참석해 대학 구성원 전원이 참여하는 총장 직선제 쟁취를 주장했다.

김 교수는 총장 직선제 선출 제도를 빼앗긴 것을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와 대학 자율성이 교육부에 침해받는 근본 이유로 꼽았다. 김 교수는 “대학이 어리석은 것이 87년 민주화 운동 결과로 총장, 학장 직선제를 쟁취했는데 이걸 지키지 못했다”며 “경북대는 직선제를 할 때 교수님들이 주로 투표를 했다. 민주화 운동에는 학생과 직원들이 관여했는데 그 과실은 교수들이 가져갔다. 그런데 교수들이 그걸 지키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13년부터 간선제가 들어왔다. 교육부에서 예산과 연계해서 제도를 선택하라니까 덜렁 간선제를 선택한 것”이라며 “부끄럽게도 경북대는 거점 국립대 중에 가장 먼저 그 바구니를 집어 들었다”고 경북대가 총장 직선제를 간선제로 바꾸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총장 간선제 등이 교육부로 대표되는 교육 관료 집단의 신자유주의 정책이라고 지적하면서 “전두환이든, 김영삼이든, 노무현이든 이 정책은 일관되게 관철됐다”며 “교육부 관료의 집요함과 대학의 어리석음 때문에 관철되기 시작했다. 대학 구성원이 어리석은 거다. 교육부가 집요하면 우리도 집요하게 방어해야 했는데 안일하게 생각하다가 망가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사태를 해결하고 대학 자율성 회복을 위한 대안으로 김 교수는 총장에게 집중된 권한 분산과 좀 더 많은 대학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는 총장 선출 제도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직선제도 진화된 직선제를 하는 게 맞다. 대학 구성원이 전부 참여하는 그런 민주주의적 제도로 가야 한다. 4만 명 정도가 투표로 뽑으면 대통령도 마음대로 못 할 거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학교에 대해 우려 섞인 이야길 많이들 하시고 실제로 우려스러운 건 맞다”며 “하지만 이것도 지혜를 갖고 잘 극복해가면 그 과정에서 교육의 진정한 모습이 대학에 자리할 수 있고, 그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