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예천 땅투기 공무원 감사 끝내

경상북도 "관련자 엄중 문책"...조합 인가, 수의계약 무효

19:41

경북 예천군 송곡지구 공무원 땅 투기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지난 10월 12일 의혹이 제기된 후 감사에 착수한 경상북도는 감사를 마무리하고, 관련자와 연루된 간부공무원을 엄중하게 철벌하겠다고 2일 밝혔다.

▲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경상북도. [사진=경상북도]
▲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경상북도. [사진=경상북도]

경상북도 감사 결과 예천군이 “인구 유입 욕심”으로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고, 도 공무원이 대거 참여한 마을정비조합의 투명성 결여, 토지매각 과정에서 잘못된 수의계약 등의 문제를 밝혔다.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마을정비조합 인가를 받으려면 소속 조합원이 인가 전 사업 대상 지역 토지를 소유해야 한다. 하지만 2014년 12월 설립 인가를 받은 송곡지구 마을정비조합은 2015년 3월 토지를 매입해 인가 자체가 무효가 된다고 경상북도는 밝혔다.

또, 예천군이 수의계약으로 송곡지구 마을정비조합에 토지를 매각한 절차도 잘못됐음이 드러났다. 공유재산및물품관리법시행령은 생활환경정비사업을 통해 마련된 재산은 마을주민에게만 수의계약으로 매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합원 34명 중 예천군이 주소지인 조합원은 3명뿐이다.

이외에도 사업 기본 계획 작성과 해당 부지 환경영향평가 발주는 조합이 직접 해야 하는데 예천군이 대신한 점도 문제였다. 계획 수립과 환경영향평가 비용은 각각 1천840만 원, 1천820만 원이다.

사업 추진 당시 정보를 고르게 알리지 않은 점도 문제가 됐다. 경상북도 감사관실은 위법사항은 아니지만, 일부 공무원에게만 정비 계획을 알려서 땅 투기 의혹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감사관실 관계자는 “예천군이 도청에서 사업 설명회를 할 때 전 직원에게 홍보하지 않고 예천향우회 등 특정 소속 중심으로 홍보했다. 공개적으로 하지 않는 바람에 의혹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경상북도는 이번 감사결과를 토대로 조합 소속 공무원 31명을 포함해 예천군·경상북도 직무관계자 40여 명을 대상으로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형법 위반 사항은 아니라고 보고 고소·고발이나 수사의뢰에 나서지는 않을 계획이다.

감사관실 관계자는 “일부 공무원은 실제로 (거주를 위해) 대구 집을 담보로 대출받기도 했다. 이들마저 땅투기로 매도할 수는 없다”며 “이 사업 참여도나 직위 등을 고려해서 징계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