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진 구미시장, 5.16쿠데타 ‘혁명’으로 소개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 출범식
광화문에 박정희 기념 동상 추진 계획 공개

15:53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는 2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출범식을 갖고, 공식적인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추진위원으로 이 자리에 참석한 남유진 구미시장 등 참석자 일부는 5.16군사쿠데타를 ‘혁명’으로 표현하는 왜곡된 역사관을 드러냈다. 또, 기념사업 가운데 광화문 광장에 박정희 동상을 건립하는 계획도 포함돼 논란이 예상된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이날 박정희 약력을 소개했다. 남 시장은 약력을 소개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친일 경력을 언급하지 않은 채 “1961년 5.16혁명을 주동하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됐다”며 군사쿠데타를 ‘혁명’으로 소개했다.

남 시장은 “건국과 함께 1946년 지금의 육군사관학교인 조선경비사관학교를 졸업”했다고 말해 논란이 계속되는 건국절에 동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추진위원장을 맡은 정홍원 전 총리도 마찬가지였다. 정 전 총리는 “이제 우리는 명백한 역사적 진실 앞에 진솔하고 겸허해져야 할 때”라며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끄셨던 구국혁명을 건국혁명의 기치를 높이 들었던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의 기틀을 만들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화문에 박정희 기념 동상 건립 계획 공개
“박정희 기리는 동상 하나 떳떳하게 짓지 못하는 현실 극복해야”

▲좌승희 박정희기념재단 이사장은 2일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 출범식에서 광화문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사진=권오성 오마이뉴스 기자)
▲좌승희 박정희기념재단 이사장은 2일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 출범식에서 광화문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사진=권오성 오마이뉴스 기자)

좌승희 박정희기념재단 이사장은 사업 계획을 설명하면서 “광화문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는 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며 “박정희 대통령님의 동상은 구미시와 철원 등 일부 지방에 있지만 서울에는 변변한 동상이 없다”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좌승희 이사장은 “여러분들이 뜻을 모아서 광화문에 박정희 대통령 동상이 서는 날이어야 대한민국이 바로 설 수 있다는 의지하에 내년부터 성금 모금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홍원 전 총리도 동상 건립에 적극적인 지지 뜻을 보였다. 정 전 총리는 “아직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이룩한 발전의 결과마저 폄훼하는 목소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럽다”며 “박정희 대통령님을 기리는 동상 하나 떳떳하게 짓지 못하고 있는 우리 현실은 이제 극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희기념재단에 따르면 현재까지 동상 건립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진 건 아니다. 박정희기념재단 관계자는 “오늘 발표한 내용이 전부”라며 “추진위와 기념재단이 함께 모금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박정희 관련 예산만 1,400여 억 원에 이르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 인식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어서 동상 건립이 본격화될 경우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인혁 구미참여연대 사무국장은 “지난번에 구미에 세울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공공장소에 세운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역대 대통령과 형평성도 맞지 않은 데다 시국이 이런 상황에서 추진하겠다는 건 국민을 우습게 보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뿐 아니라 국무총리 인선 과정에서 낙마한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등 극우 성향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박정희기념재단에 따르면 이휘호 여사도 추진위 고문으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