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최고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경상북도와 구미시는 박정희 100주년 기념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어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이사장 좌승희)은 내년도 박정희 탄생 100돌을 앞두고, 2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한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남유진 구미시장은 각각 추진위 부위원장과 추진위원으로 참여하고, 출범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경북도와 구미시가 지금까지 박정희 기념사업에 사용하거나 사용할 예산은 1,400여억 원에 이른다.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주변에 추모관, 동상을 비롯해 민족중흥관을 건립했고, 공원화 사업에도 300억 원 가까운 돈을 쓰고 있다.
구미시는 2015년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 및 육성에 관한 조례’까지 제정하고 박정희 기념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28억 원을 들여 박정희 뮤지컬을 제작하려다 시민사회 반발에 부딪혀 취소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10.4%(10.31, ‘리서치뷰’)까지 떨어질 정도로 국민 여론이 악화하고 있지만, 박정희 기념사업은 거침없다. 국민 정서와 무관한 기념사업 추진에 경북도와 구미시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구미 시민사회는 성명을 통해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구미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구미경실련)은 31일 “박근혜 반감은 박정희 반감”이라며 “박정희 탄생 100주년 사업도 고향 기념사업으로 대폭 축소하라”고 요구했다.
구미경실련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국정 동력을 회복할 것으로 믿는 국민은 거의 없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거액의 혈세를 들여 이대로 박정희 탄생 100주년 사업을 강행하면, 내년 11월 식물 대통령 아래 치러질 과도한 박정희 100주년 기념사업에 대한 비난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수민 전 구미시의원(녹색당)도 1일 개인 성명을 내고 “박정희 기념사업을 전면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 전 의원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두고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다. 40년 묵은 ‘최태민 게이트’”라며 “사이비목사 최태민의 대한구국선교단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인정 없이 그렇게 활개 칠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은 “구미를 박정희의 ‘신전’으로 만들지 말라”며 “여기가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이유로 시민들을 그렇게 만만하게 봐도 되는가. 박정희는 구미의 미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