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11시, ‘평양주민 김련희씨 송환모임’,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대구경북본부는 대구 북구 경북지방경찰청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9일 오전 김련희 씨 집을 압수수색한 경찰을 규탄했다.
경찰은 지난 29일 오전 7시경,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대구 수성구 만촌동 김련희(47) 씨 집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신은미 저), <서울동무, 평양친구>(황선 저) 등 책 두 권과 인터넷 뉴스 인쇄물, 휴대폰(복사) 등 네 개 품목을 압수했다.
김 씨에 따르면 경찰은 김 씨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양심수후원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등 ‘이적 단체’와 반정부, 종북 행사 참가 ▲2016년 추석, 대구교도소에 수감 중인 양심수 면회 ▲창원, 광주 등에서 북 찬양 발언 ▲2015년 7월 4일 한겨레 보도에서 북한 찬양 발언 ▲베트남 대사관을 통한 망명 신청으로 ‘북한행 탈출’ 시도 등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두고 있다.
경찰이 문제 삼고 있는 2015년 7월 4일 한겨레 보도(관련기사=“나의 조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로 김 씨 사연이 세상에 알려졌다. 2011년 9월 한국에 들어온 김 씨는 입국 직후부터 줄곧 남한행이 브로커에게 속아서 이뤄진 일이며, 고향인 평양으로 송환해주길 원한다고 주장해오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북한 송환을 요청해온 김 씨는 지난 3월 주한베트남대사관을 찾아 망명 신청을 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은 이 행위도 김 씨가 북한으로 ‘탈출’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국보법 6조(잠입, 탈출) 위반 혐의를 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밝힌 혐의사실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지만, “수사 중이 사안이라 혐의에 대해서는 알려 줄 순 없다”고 밝혔다.
김 씨는 “아침 7시에 경찰 20명이 들이닥쳐서 깜짝 놀랐다. 문을 열었는데 시꺼먼 사람이 무작정 쳐들어왔다”며 “세 시간 동안 저희 집에서 경찰이 들어와서 난리를 한참 쳤는데, USB 같은 건 거들떠보지도 않더라”고 경찰이 제대로 된 수사보다 공포 분위기만 조성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김 씨는 또 “북한 고무찬양을 했다고 하지만, 저는 평양 사람이다. 평양사람이 평양에서 살 때 어땠는지 말하는 게 국보법 죄가 된다”며 “내가 누구고, 어디서 살았고, 어떤 환경에 살았는지 자세히 이야길 하는 게 북 찬양 발언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끝으로 김 씨는 “저는 더 이상 과거 어리석었던 김련희가 아니”라며 “많은 분들이 저를 응원해주고 있다. 당신(경찰)들은 더 이상 이 땅에, 민족에 죄를 짓지 말고, 터무니없는 짓을 그만둬야 할 것이다. 끝끝내 저는 가족이 있는 고향으로 반드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평양주민 ‘김련희’가 있어야 할 곳(‘15.9.2), 대구경북 시민 500명, 평양주민 김련희 씨 송환 촉구(‘15.12.8), “평양주민 김련희씨 인도적 송환에 적십자가 나서달라”(‘16.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