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보십시오. 아방궁이 따로 없습니다. 그런데 속은 다 썩었습니다”
웅장한 경상북도 청사 앞에는 김관용 도지사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울렸다. 최근 경상북도는 공무원 땅투기 의혹이 불거졌고, 김관용 도지사가 사드 배치 찬성 입장을 내면서 도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6일 오전 10시 30분, 경북도청 본관 앞에서 ‘김관용 도지사 사드배치 찬성 망언과 도청공무원 부동산투기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이 주최한 이 기자회견에는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와 민주노총 경북본부도 참여했다.
이들은 “김관용 도지사는 사드 배치 수용 입장을 밝힐 자격이 없다. 제3부지 물색을 통해 지역민 요구와 입장을 왜곡하고 지역민 분열에 앞장섰기 때문”이라며 “성주군민과 김천시민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사드배치 결정에 대한 분노를 이해한다면 일방적 수용 기자회견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땅투기 의혹과 관련해서는 “공무원 다수가 도시 개발 인허가 관련 부서 소속된 사실이 확인됐다. 감사관실과 기획조정실도 포함됐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민의를 무시했을 뿐 아니라 도청 공무원의 심각한 비리 사실에 대한 관리도 전혀 하지 못하는 무능함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자신을 선출한 도민이 아니라 오직 대통령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정치인의 전형이다. 성주군민과 김천시민을 위한다면 그간의 도민 분열 행위에 사과하고 사드 배치 철회와 원점재검토에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동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공동투쟁위원장은 “불통 도지사가 지역 군수 시장도 퇴장한 자리에서 사드 찬성 기자회견을 열었다”라며 “게다가 공무원 부동산투기는 명백하게 드러난 사실이다. 감사실 직원까지 포함된 공무원이 업무상 취득한 정보로 사리를 취하면 안 되는 것은 상식인데 셀프 감사를 벌이고 있다. 김세환 성주부군수도 있는데 제대로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재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사드와 도청 직원의 비리는 전형적인 권력을 앞세운 잘못이다. 김 도지사는 불의의 권력에 빌붙는 사람”이라며 “경북에서 사드 배치를 물리치고 민주화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태영 민주노총 경북본부장은 “국민 세금 받고 사는 사람들이 자기들 정보를 이용해 돈벌이하면 어떡하나”라며 “나라가 썩으니까 도청 공무원이 국민 재산을 빼돌리고 있다. 도청이 만만해지니 경북에 사드를 보내는 것이다. 사드는 필요 없다. 거주민들에게 사죄하는 것이 도민에게 해야 하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앞서 18일 김관용 도지사는 “사드 배치를 대승적으로 수용”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반대 여론이 이어지는 성주와 김천을 향해서는 “북핵과 미사일은 명백한 위협인데 최소한의 방어체계인 사드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대안 없는 반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관련기사:김관용 경북도지사, “사드 제3부지 대승적 수용하자”…김천·성주 시민 반발)
땅 투기 의혹 사건은 도청 공무원 31명이 도청 인근 지역 신규마을 조성사업에 집단 참여한 사실이 최근 드러나 자체 감사에 돌입한 사건이다. (관련기사:예천 땅투기, 경북도청 개발 인허가 부서 공무원 다수 포함)
경상북도 감사관실은 땅투기 의혹과 관련해 해당 공무원과 예천군을 감사 중이다. 감사관실은 감사관실 직원도 의혹에 연루된 만큼 전담 감사팀을 꾸렸다. 땅투기 의혹에 연루된 감사관은 감사 업무에서 배제했다. 감사관실 관계자는 “감사팀의 방도 따로 차려서 독립성을 유지할 것이다. 조합 설립 절차,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토지 매입 절차 등 절차상 문제점을 중점적으로 감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