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공무원들의 예천군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해당 공무원 다수가 도시 개발·환경·정책 등 개발 인허가 관련 부서에 소속된 사실이 확인됐다. 또, 공무원 비위를 감사하는 감사관실과 주요 도정 업무를 기획하는 기획조정실 관계자도 포함됐다.
<뉴스민>은 공무원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경북 예천군 송곡지구 마을정비조합(조합장 김정태)에 참여한 이들 신분을 확인했다. 18일 등기부등본(경상북도 예천군 호명면 송곡리 산21)을 열람한 결과 34명 공동 소유였고, 여기에는 경북도청 공무원 30명, 예천군 공무원 1명, 경찰 1명, 경북도청 공무원 부인 1명, 예천군민 1명이 포함됐다. 5급 이상 고위급 공무원도 다수 포함됐다. 2급 공무원인 이병환 경북도의회 사무처장 부인, 4급 공무원인 김세환 성주부군수, 배용수 고령부군수, 이장식 청도부군수도 포함됐다.
도청 공무원 31명(현직 부군수 포함) 명단을 보면 감사관실 4명, 기획조정실 3명, 환경산림자원국 3명, 건설도시국 5명, 도 종합건설사업소 1명, 자치행정국 1명 등 사업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상당수 포함됐다. 감사관실은 ▲도·시군에 대한 감사 ▲공무원의 비위 조사 처리 ▲공직윤리 및 부패방지관련 업무추진 등을 주요 업무로, 기획조정실은 ▲도정 기획·조정 ▲주요업무 계획 수립, 심사 평가 ▲도지사 지시사항 종합관리 및 평가 등을 주요 업무로 한다.
김세환 성주부군수는 경상북도 자치행정과장, 도시계획과장을 역임했다. 배용수 고령부군수는 경상북도 자치행정과장, 균형개발과장 등을 역임했고, 이장식 청도부군수는 경상북도 자치행정국 사무관, 도시계획과장 등을 역임했다.
경상북도 소속 공무원들에 대해 감사관실은 개발 사업 선정 등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있었는지에 주안점을 두고 감사 중이다.
감사관실 관계자는 “행정 절차 중 잘못된 것을 전반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밖에서 볼 때는 도와 예천군 사이의 직위 차이나 개발부서 영향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지금 당장 지위나 직위 문제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라며 “지위 소속 여부에 상관없이 공명하게 조사할 것이며, 조사 내용에 따라 수사의뢰나 고발 등 조치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제가 된 조합은 현재(18일)까지 해산되지 않았다. 조합은 2014년 12월 예천군에 설립 인가를 신청한 이후, 2015년 3월 군유지를 사들였다. 2015년 1월 농림부에 사업을 공모했고, 같은 해 12월 농림부 심사를 통과해 개발 지구가 확정됐다. 2016년 들어 세부 설계 등에 착수했다. 얼마 전인 10월 10일 환경영향평가 절차에도 들어갔다. 하지만 조합에 경북도청 공무원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자 사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예천군 관계자는 “사업 취소를 검토 중이다. 농림부와 협의할 것”이라며 “조합도 아직 해산되지는 않았다. 해산을 준비 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