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가이드라인 위반”이의 받아들인 NCP, 아사히글라스 중재위 구성

노조, "다국적 기업 불법행위 강제하는 수단 필요해"

18:44

한국NCP(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국내연락사무소)가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조 결성 후 일방적인 도급계약 해지로 170명이 해고된 구미 아사히글라스의 ‘OECD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을 위반’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1년 만에 중재위원회를 구성하고 추가절차 진행을 시작했다.

한국NCP 중재위원회는 해고노동자 13명, 아사히글라스 김재근 이사와 총무차장이 참석한 가운데 22일 대구 동대구역 회의실에서 2차 조정회의를 열었다. 일방적 도급계약 해지에 대한 노사의 이야기가 오갔고, 중재위원회는 3차 조정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회사 측은 원직 복직이 아닌 위로금을 더 지급하겠다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위의 조정은 노사 가운데 한쪽이 거부할 시 이의제기 절차가 종료되고, NCP는 이 내용을 OECD에 보고한다.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우리는 대화를 이어가기를 원한다. 한국NCP가 OECD 가이드라인에 대한 원칙을 세우고 제 역할을 하면 좋겠다. 아사히가 회피하면 정확하게 조사해서 위반 사항을 철저히 밝혀 권고하기를 바란다”며 “다국적 기업의 도가 넘는 불법행위에 강제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는 이의제기 후 90일 이내에 추가 절차를 진행하는데, 한국NCP가 중재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이의제기 후 1년 만이다. 한국NCP는 8월 31일 이의제기에 대한 요건심사를 마쳤다며 당사자 간 합의유도를 위한 중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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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김지호 한국NCP 사무국장은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는 훈시규정이다. 그런데 지방노동위, 중앙노동위 등 정부부처도 같이 관여돼 있었기 때문에 시기가 늦어진 것”이라며 “진정인(노동자)과 피진정인(아사히글라스)의 주선 절차를 진행해서 가능하면 합의가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당사자가 원하지 않으면 절차는 종료되고 결과를 공표한다. 필요하다면 의결을 거쳐 권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은 ▲근로자의 권리 존중, 고용조건 합의에 있어 적극적인 태도로 협상, 아동노동 및 강제노역 금지에 기여,인종,피부색깔,성별,종교,정치적 견해,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근로자 차별금지 ▲정리해고, 사업장 폐쇄 등 근로자들의 생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영상의 변화 사실을 근로자와 관련 정부당국에 적절히 통보해야 하며,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함 ▲고용조건에 대해 협상을 진행 중이거나 근로자 단결권을 행사하고 있는 동안에는, 협상에 부당한 영향을 주거나 단결권 행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업장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나라로 이전하겠다고 위협하거나 근로자들을 전근시키겠다고 위협해서는 안 됨 등을 명시하고 있다.

아사히글라스
출처: 새정치민주연합 경북도당

노조(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와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지난해 8월 한국NCP에 “아사히글라스는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대가로 50년간 토지 무상임대, 5년간 국세 전액 감면, 15년간 지방세 감면 등 혜택을 받았지만,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며 착취해 왔고, 노조가 결성되자 도급계약 기간이 남아있음에도 해지를 통보해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며 OECD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며 이의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