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가 확대 개편 후 첫 회의를 열고 다시 투쟁 의지를 다졌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군민들도 성주군과 마찰에 지친 마음을 다독이고, 처음 촛불을 들었던 때를 떠올렸다.
19일 오후 7시 30분,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주문화원 앞 인도에서 69번째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성주투쟁위는 이강태 성주성당 신부, 김충환, 배윤호 씨를 공동위원장으로 선출한 후 첫 정례회의를 열었다. 노성화 촛불지킴이단장은 “아직 사드 배치 지역이 결정된 것은 없다. 갈팡질팡하는 정부와 국방부를 보며 언론 추측 보도만 난무하고 있다. 아직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는 성명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성주투쟁위는 성명서를 통해 “투쟁이란 존재하는 것들이 삶이 위기에 처해 그 생존이 위협받을 때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러한 우리의 투쟁을 불순하다, 님비라 말한다면 우리는 그러한 비난을 온전히 감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투쟁위원회는 주민들 동원하고 명령하던 조직에서 진정으로 주민을 투쟁의 주체로 세우는 투쟁의 구성체가 될 것이다. 주민 한 명 한 명 모두가 투쟁위 위원장”이라며 “사드배치가 철회되는 그날 까지 투쟁위를 중심으로 모두 힘차게 싸워나가자”고 밝혔다.
성주투쟁위는 매일 열리는 촛불집회에서 ‘촛불주민총회’를 최고 의결 기구로 하고, 그 아래 공동위원장을 두기로 했다. 또, 매일 빠지지 않고 촛불집회에 나오는 백철현, 곽길영, 배명호, 도정태, 김명석 성주군의원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심복남 씨는 이날 오전 열린 여성단체와 김항곤 성주군수 면담 결과를 군민들에게 알렸다. 심 씨는 언론 보도를 간추려 설명한 후, “저 또한 두 아이 엄마로서 열심히 살아온 죄밖에 없는데 그런 소리를 듣고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감정적인 싸움도 중요하겠지만, 이제 마음 추스르시고 앞으로 절대 현 군수와 같은 군수를 뽑지 않도록 공약 면밀히 따져 투표하는 성주군민 되었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여성단체, 막말 김항곤 성주군수 규탄 후 면담…“공식 사과 약속”)
자유 발언에 나선 이형희(성주읍) 씨는 “성주에 인구가 적어서 성산포대가 최적지라더니 이제 인구가 더 없는 롯데골프장이 최적지라고 한다. 이제 성주읍이 인구밀집지역이 됐다. 솔직히 이사는 안 가도 되겠구나 생각했던 거 부끄럽지만 인정한다”며 “어제 영화 밀정을 봤다. 그 영화에 대한 칼럼 기사에 이런 말이 있었다. 지는 싸움이더라도 우리는 이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혹시나 지더라도 인간이기 때문에 계속해야 한다는 그 말이 저를 여기 다시 서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성산포대에 사드가 들어온다고 했을 때 잠을 못 잘 정도였다. 그건 초전이라도 마찬가지”라며 “우리는 쪽수가 적다고 밀렸던 지역이다. 그래서 여기서 촛불 한 명 더 드는 게 정말 중요하다. 한두 명만 빠져도 기가 꺾인다. 어머님들도 도와주시고, (촛불집회에) 나와달라. 저희도 어머님들 고생하신 거 잊지 않고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해)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호소했다.
배윤호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사드 배치 후보지가 성주군 초전면 롯데골프장으로 사실상 확정됐다는 <한국일보> 기사를 소개하면서 “3지역 어쩌고 하더니 (성산포대에서) 골프장으로 밀려났다. 우리가 중단하지 아니하고 싸우면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미국의 사드가 한반도를 향하지 않도록 성주, 김천과 전국 전역에서 촛불을 밝혀 사드 막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