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항곤 성주군수가 군민들에게 사드 배치 제3후보지 요구가 불가피했다는 호소문을 돌려 군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5일, 성주군 내에는 ‘성주군수’ 명의로 된 봉투가 집집마다 전달됐다. 봉투 안에는 “‘사드 배치’ 관련 군민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호소문이 담겼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호소문에서 “저도 우리 성주에 사드 배치는 절대 반대합니다. 반드시 철회되어야 합니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의 무모한 도발로부터 국가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정부에서 강력한 의지로 사드 배치를 추진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대안 없는 반대를 주장하여 성산포대에 사드 배치가 강행된다면 우리의 자랑스러운 성주 역사에 큰 상처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사드 배치 절대 불변의 방침’에 군민의 피해가 최소화되는 ‘제3지역 요구’는 성주군을 살리고 군민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3일 김항곤 군수가 주민들 출입을 막고 ‘날치기’로 제3후보지 검토 요청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모인 ‘1318 채팅방’에서도 공무원을 동원해 성주군 내 제3후보지 수용을 설득하는 성주군수에 대한 항의가 빗발쳤다. 한 주민은 “군민들 민원 해결해 다라니까 그 민원은 엎고, 성주군수 민원 들어달라는 거냐. 우리 세금으로 월급 주면 안 되는 거잖아요”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일부 주민들은 봉투를 그대로 회수해 군청 앞 천막에 돌려주기도 했고, 뒷면에 성주군수에게 보내는 답장을 쓰기도 했다.
성주읍에 사는 한 주민은 “군수가 지금 사드 찬성하라고 호소문을 돌리고 있는 거 아니냐”며 “제3후보지 검토하라는 건 사드 찬성하라는 거다. 이런 걸 왜 공무원들을 시켜 돌리느냐”고 지적했다.
초전면에서 호소문을 받았다는 한 주민은 “마을회관에 있는데 초전면사무소 직원들이 동장님을 뵙자고 해서 집집마다 우편함에 넣고 갔다”며 “군수가 시켜서 하는 일이라고 하더라. 그 사람들도 어쩔 수 없다고 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수의 주민들은 공무원들이 호소문을 직접 건네거나 우편함에 집어넣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성주군청은 호소문 배포가 ‘금시초문’이라고 설명했다.
성주군청 비서실 관계자는 호소문에 대해 “그랬는가요?”라고 되물었고, “어느 부서에서 보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기획실에 한 번 여쭤보세요”라고 답했다.
성주군 기획감사실 관계자는 “(호소문에 대해) 잘 모르는 사안”이라면서도 “호소문 내용 그게 다일 것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성주군수 기자회견이) 금방 지나갔기 때문에 많은 군민이 모를 거다”고 답했다.
성주군 총무과 관계자 역시 해당 사안에 대해 “잘 모르겠다”며 “기획실에 한 번 물어보시죠”라고 답했다. 보도계도 “저희 쪽에는 전달받은 것이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