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 해결 촉구 대구공대위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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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 홈플러스 사태가 장기화 될 전망이다. 홈플러스가 2015년 MBK에 인수된 지 10년 만에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유통업계는 물론 각 지점이 위치한 지역사회까지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에서도 ‘MBK 먹튀 저지, 홈플러스 사태 해결, 노동자·입점업체 생존권 보장을 위한 대구공동대책위원회’(대구공대위)가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검찰은 홈플러스와 MBK가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인지하고 기업회생을 준비하면서도 단기 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보고 경영진의 사기 등 혐의를 수사 중이다. 대구에는 7개의 홈플러스 점포가 운영 중이며, 대구스타디움점, 대구점은 각각 2021년 6월, 12월에 문을 닫았다.

▲29일 오전 11시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MBK 먹튀 저지, 홈플러스 사태 해결, 노동자·입점업체 생존권 보장을 위한 대구공동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

29일 오전 11시,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민주노총,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 등이 함께 꾸린 대구공대위는 회견을 통해 “MBK가 추진하는 이번 기업회생은 회생이 아닌 의도된 기업 안락사”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MBK가 그동안 알짜점포를 팔거나 폐점시킨 점, 유통업계 변화에 적극 대응하지 않은 점 등을 들었다.

김기완 서비스연맹 대경본부장은 “투기자본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해서 망가뜨리며 자산을 팔고, 이익을 자신의 주머니로 가져가는 파렴치한 짓을 반복했다”며 “MBK는 마지막으로 돈을 한 방에 챙겨 손 털기 위해 회생 절차라는 법적 제도를 활용하려 한다. 기업을 살리거나 나라 경제에 기여하려는 게 아닌, 잇속 채우기에 그친 투기 자본의 행태를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MBK와 만난 홈플러스에서 일한 노동자들은 지난 10년간 하루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하고 끊임없이 맞서 싸웠다. 직접 일하는 노동자, 입점업체, 많은 협력업체 등 10만 명 넘는 노동자의 생계가 걸린 일”이라며 “투기자본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와 국민 경제가 일방적인 피해를 당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경자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대경본부장은 “난 홈플러스에서 일하는 50대 노동자다. 홈플러스가 엄청난 성장을 할 때도 최저임금을 받고 일했다. 고객에겐 유령 취급을 당하며 죄송하다는 소리를 달고 일했다. 마트에서 일한다고 무시당하는 마음에 눈물도 많이 흘렸다”며 “홈플러스는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 10만여 명의 직원과 협력·입점업체들이 생계를 이어가는 삶의 터전이다. MBK는 노동자와 대화하겠다,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단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 우린 MBK가 홈플러스를 정상화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MBK 먹튀 저지, 홈플러스 사태 해결, 노동자·입점업체 생존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공대위는 전국적으로 꾸려지고 있다. 이들은 MBK에 홈플러스 기업회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노동자와 입점업체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진정한 기업회생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정부에도 홈플러스 사태의 진상 조사와 투기자본의 기업인수, 운영방식에 대한 규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금융당국에는 MBK에 대한 과도한 배당 및 투자수익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적자금을 악용하는 사모펀드 투자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이들은 홈플러스 살리기 범국민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