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이사, 세계 책의 날 기념 우동윤 작가 북콘서트

"식민지 조선 청년들의 한이 서린" 관부연락선 항로를 따라 일본으로
최남단 사타곶에서 최북단 소야곶까지 유적 40여 곳 오토바이로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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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도서출판 학이사(대표 신중현)는 ‘6,107km 길 위에서 역사를 만나다’의 저자 우동윤 작가를 초청한 ‘세계 책의 날’ 기념 북콘서트를 계산오거리 쎄라비음악다방에서 가졌다.

▲우동윤 작가ㅡ쎄라비음악다방에서 열린 세계 책(책과 저작권)의 날 기념 학이사 북콘서트 가운데. (사진=정용태 기자)

신중현 대표는 “제30주년 세계 책(책과 저작권)의 날 기념 북콘서트를 기획하며 장소와 작가 선정에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담고 싶었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현장을 찾아 기록한 책의 시대성과 ‘3.1운동계단’ 앞 쎄라비음악다방의 장소성이 맞춤하게 어울리지 않나. 흔히 본 역사책과 다르게 생생한 현장 사진이 담긴 답사기로 만나는 일제강점기 역사 기록물”이라고 말했다.

사진작가이자 방송국 기자인 우동윤이 펴낸 ‘6,107km 길 위에서 역사를 만나다’(학이사)는 지난해 봄 약 한 달 동안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을 찾아 일본 최남단 규슈에서 최북단 홋카이도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6,107km를 달리며 탄광, 댐, 철도 등 40여 곳을 찾아 글과 사진으로 현장을 기록한 책이다.

신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북콘서트는 20여 명의 독자들이 참석했는데, 작가는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경술국치 이전부터 진행된 조선인 강제동원의 역사적 사실과 일제강점기 일본 정부의 재일조선인 착취 및 진실 왜곡 사례를 약 1시간 동안 생생한 현장 사진과 함께 독자들에게 들려줬다.

우 작가는 “징용, 징병은 같은 국적을 가진 대상에게 쓰는 용어다. 당시 일본은 조선인에게 일본 국적을 허용하지 않았으므로 이 용어는 우리에게 매우 불합리하고 적절하지 못하다”며 “1910년 한일합방 이전부터 광범위하게 이뤄진 조선인 강제동원은 일제가 국가총동원법을 시행한 1938년부터는 무차별적으로 자행됐다. 이를 미루어보면 조선의 노동력이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의 부를 이루게 했던 근간인 근대화, 자본주의화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세계 책(책과 저작권)의 날 기념 학이사 북콘서트ㅡ쎄라비음악다방(사진=정용태 기자)

우 작가는 1920년대 아리마온천행 관광 철도 건설 과정에 동원된 1,800명의 조선인 노동자 중 죽은 사람이 철로의 침목 숫자와 같았다는 구술 증언, 인골이 들어가면 튼튼한 댐을 만든다는 미신 때문에 70m 아래로 추락한 조선인 노동자를 구조하지 않고 죽게 내버려 둔 탓에 인골댐으로 불리는 히로시마 고보댐, 1942년 장생해저탄광 수몰사고로 숨졌으나 아직도 수습되지 않은 조선인 136명(전체 183명)의 유해, 해방 후 귀환하던 수천 명이 사망한 우키시마호 폭침 사건과 순난의 비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놨다.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곰을 만난 장면과 제국주의 일본을 한국인만큼 증오했던 오키나와 조각가 인터뷰 영상도 보여줬다.

경북대 국문과를 졸업한 우 작가는 사진작가로 두 번의 개인전과 다섯 번의 단체전에 참여한 대구KBS 보도국 기자다. 개인 사진집 ‘대구청년보고서’와 단체 사진집 ‘군위’, ‘228x二二八’를 출간했다.

정용태 기자
joydrive@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