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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연일 자신의 ‘각하론’을 강조하며,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나오는 이재명 대표를 향한 찬양 표현과 대조해 ‘용어 연성 사상전’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12일 이철우 도지사는 처음 윤석열 대통령을 각하라고 부르자는 SNS 게시물을 올려 입길에 올랐다. ‘각하’가 권위주의 시절 대통령을 높여 부르던 표현인데다 12.3 윤석열 내란 사태 후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으며 탄핵 목전에 있는 대통령에게 가당치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 지사는 게시물을 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하긴 했지만, 이후에도 잇따라 윤 대통령을 ‘각하’로 호칭하는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지난 18일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얼굴을 배경으로 자신과 윤 대통령이 나란히 걷는 모습을 담은 이미지에 ‘각하 보고 싶습니다’라고 쓴 게시물을 올렸고, 19일엔 ‘각하 vs 아버지. 용어의 연성 사상전’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을 올렸다.

이 지사는 19일 게시물을 통해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각하(閣下)’는 ‘특정한 고급 관료에 대한 경칭’”이라며 “권위주의 시대 부정적으로 인식된 점은 있으나 그 자체로 나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각하(却下)’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의적 표현을 강조하기 위해 언급한 용어에 ‘극우 선동’ 등으로 발끈하는 야당의 모습이 애처롭다”며 “이재명 대표를 ‘아버지’, ‘신의 사제’, ‘신의 종’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존중해 부르는 ‘각하’라는 단어에 왜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할까. 이승만, 박정희, 윤석열 대통령을 존중하게 될까봐, 탄핵이 실패할까봐 두려워서 ‘각하’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게 극우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 바로 ‘용어의 연성 사상전’”이라며 “국민 절반이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고 탄핵에 반대하는데, 우리 국민들이 모인 평화로운 집회를 ‘아스팔트 극우세력의 난동’이라고 표현한다. 그렇게 부정적 인식을 심어간다. 심지어 몇 년 전부터는 ‘태극기’도, 이제 ‘애국가’도 부정적으로 만들어간다. 이것이 바로 용어의 연성 사상전이다. 우리 모두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가 자신의 ‘각하론’을 굽히지 않고 반복하자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는 성명을 내고 이 지사를 비판했다. 19일 연대회의는 “위헌적 비상계엄으로 파면되어야 할 내란 수괴 윤석열을 ‘각하’라고 부르자고 한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각하’라는 호칭이 권위주의를 상징한다는 비판에 이를 청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13대 노태우 대통령 취임부터 ‘각하’라는 호징의 사용을 금지하였고 현재는 쓰지 않는다”며 “‘각하’ 부르기 운동을 하자는 주장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일 뿐만 아니라 위헌적 비상계엄으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각하’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권위주의 시대의 잔재를 되살리고 독재로의 회귀를 꿈꾸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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