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민스를 만나다] 박정희 말고, 구미의 다양한 목소리 전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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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민이 독자와 나눈 대화를 전합니다. 뉴스민 기자들이 후원회원인 뉴민스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내용을 소개합니다. 뉴스민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뉴민스와 독자님은 여기로 신청 부탁드립니다.

박진(33) 후원회원은 경북 구미에서 나고 자랐다. 대구에서 대학을 나온 뒤 돌고돌아 다시 구미로 왔다. 어릴 때부터 ‘박정희’가 익숙했다. 어릴 때부터 살았고 지금도 부모님이 살고 계신 동네는 박정희 대통령 생가 근처다. 매년 ‘박정희 탄신 행사’가 열리고, 하다못해 시가 주최하는 마라톤 대회에도 ‘박정희’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무심코 지나다가도 턱턱 걸리는 순간들을 만난다. 도시가 가진 다양성이 그 이름 뒤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 같다.

<뉴스민>을 후원하게 된 건 그 때문이다. 2023년 4월 우연한 기회에 친구들과 후원의밤 행사에 참여했다. 독립언론이 뭔지 기성언론과 어떻게 다른지 잘 몰랐는데 북적북적한 행사에서 술잔을 부딪히며 더 궁금해졌다.

“소액 밖에 후원하지 못하는 것에 부끄러운 마음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한 사람이 10만 원을 후원하는 것보다 열 사람이 1만 원씩 후원하는 게 훨씬 가치 있다’는 뉴스민의 지향점을 들으니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후원을 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게 됐어요.”

▲박진 씨가 해외여행에 가서 입은 뉴스민 후원회원 티셔츠. 2023년 3월 열렸던 뉴스민 후원의 밤 행사에서 구매했다. (사진=본인)

월요일 아침 출근을 해 책상에 앉으면 메일함에 도착해 있는 뉴스민의 뉴스레터 ‘뉴스미니’를 챙겨보는 편이다. 가까운 대구경북 지역 소식의 맥락을 짚어주는 귀한 콘텐츠라 생각한다. 아무래도 아사히글라스 보도 같은 구미 지역 뉴스에 더 손이 간다. 지역 이슈에 꾸준히 관심 갖고 보도하는 매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정이나 기업에 자정 능력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뉴스민>에 바라는 점을 묻자 진 씨는 “구미가 가진 보수 이미지, 특히 박정희로 대표되는 단편적 이미지를 넘어 다양한 면을 다뤄 달라”고 부탁했다.

“구미에도 다양한 사람이 살아요. 그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 생각이 존재하고요. 오랫동안 보수적인 지역으로 여겨지다 보니, 한쪽 목소리에 더 힘이 실리고 과대 대표되는 경향이 있다고 봐요. 투표 결과뿐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도 그런 순간을 왕왕 만나거든요. 제 주변의 20~30대 청년들은 진보나 보수정당을 지지하기 보다 ‘기존의 관행이나 학습된 것들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행정이나 기업이) 청렴하게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요. 여기도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걸 전하는 창구로서 뉴스민이 기능했으면 좋겠어요.”

통화 말미에 진 씨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며 덧붙였다.

“바라는 점을 말하라니 굳이 찾긴 했는데, 사실 ‘그냥 거기 있어 주면 돼’라고 말하고 싶어요. 2년 정도 후원하면서 지켜보니 조금은 알겠어요. 뉴스민의 기사, 혹은 뉴스민을 다룬 기사를 보면 존재만으로도 위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저도 그중 하나이고요. 버텨달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요.”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