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탄핵 광장에서 주목 받는 풍경은 2030여성들의 약진이다. 특히 보수의 중심이길 거부한 ‘TK딸’들은 자신의 손으로 ‘TK콘크리트를 깨뜨리겠다’며 탄행 광장의 가장 앞에 나섰다. 여성들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하고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호도하던 윤석열에게서 반민주·반헌법 행태를 이미 예견해왔다”
오는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제31차 대구경북여성대회 준비위원회·민주노총 대구본부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행했던 반여성주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들은 7일 북토크, 8일 대구경북여성대회 및 성별임금격차 설문 발표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로 117주년을 맞는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참정권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 시초로, 1975년 UN이 공식 지정했다.

지명희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윤석열 탄핵을 목전에 두고 어느 때보다 뜻 깊은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있다. 광장에 선 여성들 이야기를 새삼 놀랍게 조명하지만, 우리는 나와 내 삶을 둘러싼 공동체 위기가 처할 때마다 언제나 가장 먼저 광장으로 뛰쳐나왔다”며 “언론과 정치는 그런 여성의 존재를 망각해왔다. 구조적 성차별에 맞서 싸우는 여성들을 세상은 늘 외면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석열의 몰락은 계엄령으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반여성적 선언으로부터 시작됐다”며 “정치권은 차별은 개인적인 문제라며 성평등 정책을 후퇴시켰다. 보수 결집을 위해 젊은 여성이 적으로 타켓이 되는 것은 지겨울 정도다. 인구 절반이 여성인데, 국회의원 비율은 고작 20%”라고 짚었다.
지명희 대표는 “여성은 남성 임금의 71%밖에 받지 못하는 성별임금격차가 존재하고, 비정규직·최저임금·경력 단절 같은 현실에서 허덕이는데 전국 가임기 여성 분포지도를 저출생 대책으로 만드는 정부를 보면 여성을 대체 어떤 존재로 보는가”라며 “우리는 주권자 여성으로 분명히 요구한다. 윤석열 퇴진은 반여성 정치의 퇴진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3.8(세계 여성의 날)’ 시작은 여성도 인간이라는 선언”이라며 “생존권과 참정권의 상징인 빵과 장미는 지금도 유효하고 절실한 요구다. 2025년 봄에 대통령 권좌 주인만 바꾸는 투쟁이 아니라 성평등한 세상에서 모두가 동료시민으로 존중 받는 민주주의 사회로 나가는 대전환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성들이 종사하는 노동업계 현실과 함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상황도 전했다. 권지현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영남지회장은 “방송작가 하면 대부분 여성을 떠올리고, PD는 남성을 떠올린다”며 “성별이 구분되는 경향이 있는 직업군은 또 성차별로 이어진다. 같은 시간, 노동을 하더라도 임금과 고용형태에서 차이가 있다. 방송작가군은 생겨날 때부터 프리랜서라 불리는 특수고용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송작가뿐아니라 돌봄 노동과 콜센터, 서비스 노동자 등 여성 집중 직군에 대해 유독 편협한 시선으로 노동의 가치를 낮게 매기는 것은 엄연한 사회문제”라며 “전국 최초로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는 전국MBC를 대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MBC에선 15명의 방송작가 조합원들이 투쟁을 하고 있다”고 했다.
권지현 영남지회장은 “대구MBC는 30년 경력의 최고참 작가가 받는 월급이 2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그마저도 방송이 결방되면 받을 수 없다”며 “말도 안 되는 처우를 개선하고자 조합원들은 현장에서 투쟁을 하고 있다. 노동자가 노동자로서 인정받을 때 노동의 가치는 더욱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31차 대구경북여성대회는 슬로건은 ‘TK 페미니스트가 민주주의를 구한다’로, 대구 동성로 CGV한일 앞에서 8일 오후 3시 본행사, 오후 1시부터 시민참여부스가 열린다. 7일 오후 7시에는 대구 동성로 혁신공간 바람 상상홀에서 권지현 작가의 <제법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북토크도 예정돼 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