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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산양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울타리로 생존 위협을 받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27일 녹색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차단울타리로 인한 서식지 파편화를 포함한 산양 서식지 훼손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차단울타리로 인해 서식지가 단절되면 서식 밀도가 높아지고 이동 거리도 늘어나게 돼, 먹이 활동에 불리한 여건이 된다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울진 일대를 지나는 36번 국도에 무인센서 카메라를 설치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울타리 인근 산양 서식을 관찰했다. 그 결과 6대의 카메라에서 2~30차례 산양이 확인됐고, 고라니와 너구리, 오소리 등 야생동물도 포착됐다고 했다. 관찰 결과, 멧돼지 이동을 막기 위해 설치된 차단울타리가 정작 제 역할은 하지 못하고, 야생동물의 이동과 생태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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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2022년 3월과 5월, 울진·삼척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대형 산불이 산림 약 16,280ha를 훼손했는데, 이 중 4,353ha(축구장 6,200개 면적)는 산양 서식지”라면서 “겨울 동안 부족해진 영양을 보충해야 하는 시기인 3~4월에 산양은 먹이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고, 지역 이동이 많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7년 울진읍과 봉화군 사이 36번 국도의 직선화 도로 추가 착공이 이루어져 2020년 완공·개통됐는데, 기존의 36번 국도(금강송면-근남면)와 신규 36번 국도로 인한 서식지 단절 문제도 있다”면서 “도로로 인한 단절 및 차단울타리로 서식 밀도는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녹색연합은 “차단울타리가 오히려 야생동물 서식지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단절하고 있다”면서 “산림유전자보호구역과 생태경관보전지역이자, 산양의 최남단 집단서식지임을 고려해 설치를 신중하게 고려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이미 차단울타리를 넘어 전국적으로 확산한 상태로 발생 초기에는 멧돼지 이동을 막을 수 있었지 몰라도 더 이상 효과적인 방역 수단이 아니”라면서 “관리 또한 쉽지 않고 오히려 유지 관리 예산만 매년 증가한다. 차단울타리에 과도하게 집중된 현재의 방역 방식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녹색연합이 지난해 울진·삼척에서 폐사한 것으로 확인한 산양은 총 74개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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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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