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과서 전면 도입 대구교육청, 예산 부담도 불확실성 높아

전년대비 교과서 지원 예산 약 50% 증가
AI교과서 도입 예산만 약 90억 신규 배정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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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대구교육청이 AI 디지털교과서를 전면 도입하기로 하면서, 시범 운영을 하기로 한 타 지자체와 비교해 예산 부담이 클 거란 우려가 나온다. 아직 AI 교과서 구독료도 결정되지 않았고, 정부의 지원 규모도 미확정이라 예산 지출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은 실정이다.

대구교육청의 올해 본예산 세출예산서 기준 ‘초중고 교과서 지원’ 예산은 411억 8,300만 원으로, 전년도 예산(275억 4,500만 원) 대비 49% 증가했다. 세부 사업내역을 보면 올해 ‘서책형 교과용 도서 구입비’는 321억 3,200만 원으로 전년도(274억 7,100만 원) 대비 약 17%(46억 6,100만 원) 늘었다. 여기에 ‘AI 디지털교과서 구독 지원’ 사업 예산도 신규로 89억 7,500만 원이 추가됐다.

대구교육청은 AI 디지털교과서 구독료를 4만 원으로 책정했는데, 교육부와 발행사 간 협상이 완료되지 않아 구독료가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자세한 협상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교육부는 4~5만 원대, 발행사는 10만 원대를 요구하며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걸로 알려진다.

이 외에도 교원 연수, 인프라 구축 등의 예산도 배정되어 있다. 대구교육청은 올해 융합인재과에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및 활용 지원을 위한 예산 17억 3,700만 원을 책정했다. 세부 사업으론 AI 디지털교과서 보안 인증, 공동활용 콘텐츠 지원, 현장적합성 검토 등이 있으며, 이 외에도 ‘교원 AI 디지털역량 강화’ 3억 2,000만 원, ‘AI 교육 선도학교 운영 지원’ 2억 3,000만 원 등이 배정됐다.

예산 부담은 해가 갈수록 심화할 거란 지적도 나온다. 지난 5일 전교조 대구지부는 보도자료를 내 “전면 도입 가정하에 AI 디지털교과서 책 수가 2025년 16책, 2026년 44책, 2027년 65책, 2028년 76책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구독료 부담은 갑절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 재정적 부담을 지역 시교육청이 감당가능한 지는 지난 이주호 장관 청문회에서 다른 시도교육감들의 재정적 부담 호소만 보아도 충분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AI 디지털교과서 구독료나 교육부 지원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학교 인프라나 교사·행정직원 교육 등 대구는 준비가 다 되어 있다. 때문에 전면 도입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큰 흐름에서 AI 지원이 늘고 있는 추세인 만큼 사전에 준비를 잘했다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는 4일 AI 디지털교과서 선정을 학교 자율에 맡기는 내용의 공문을 각 시도교육청으로 내려보냈다. 이 내용에 따르면 올해는 희망하는 학교에서 사용 예정 학년 교과목의 AI 디지털교과서를 자율적으로 선정할 수 있다. 학교장이 교과협의회 등 교원 의견을 수렴해 선정 심의안을 작성하면, 학부모가 포함된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최종 학정하는 식이다.

하지만 4일 대구교육청이 각 학교로 보낸 ‘2025학년도 검‧인정 AI 디지털교과서 관련 사항 안내’ 공문에는 학교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내용이 빠져 있다. 대신 ‘선정 절차 완료 후 선정 결과를 시스템에 입력해 달라’, ‘우리 교육청은 관련 인프라 구축이 완료됐다. AI 디지털교과서 선정 업무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적혔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