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대구지부, 투쟁선포식 열고 “우리가 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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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대구지부가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 위치한 태경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당노동행위 및 위법행위에 대한 근로감독을 요구하며 투쟁선포식을 열었다. 태경산업은 자동차나 농기계에 쓰이는 고무호스를 제조하는 업체로, 지난해부터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태경산업 사측은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 노조 무력화 의도가 담긴 안을 제출하거나, 조합원 5명 전원을 징계 처분하는 등 노골적으로 노조 탄압 행위를 이어왔다. 태경산업 노조는 지난해 10월 16일부터 천막농성에 돌입했으나, 지난 8일 사측은 노조에 일방적으로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관련기사=천막농성 100일 맞는 태경산업 노조···회사는 단협 해지 통보(‘24.01.15.)]

▲22일 오후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태경산업 악질사업주 구속. 내란세력 청산’을 구호로 하는 금속노조 대구지부 투쟁선포식이 열렸다.

22일 오후 2시 30분부터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한 시간 반가량 진행된 투쟁선포식에는 금속노조 조합원뿐만 아니라 대학생, 순천 시민 등 다양한 이가 함께 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성서공단 태경산업 노동자들의 전면파업 천막농성 투쟁이 내일, 23일 100일 차를 맞이한다. 태경산업 사측은 단체협약 일방 해지를 통해 노조가 10년간 개선해 온 노동조건을 단번에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며 “태경산업에 노무관리담당자로 고용된 인물은 과거 금속노조 포항지부 DKC지회를 파괴한 노조파괴자임이 드러났다. 그동안 책임 있게 움직이지 않은 노동부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장세은 금속노조 대구지부장은 “태경산업현장위의 요구는 죽지 않을 만큼 일하고 싶다, 현장에서 차별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을 동일화 해달라, 합법적인 노조 활동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이게 과한 요구인가”라며 “사측은 노조를 깨려고 작정했다. 이를 위해 그동안 회사와 전혀 관계가 없던 인물을 데려왔고, 노조 파괴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에는 많은 영세 사업장이 있다. 태경산업현장위가 이렇게 무너지면 제2, 제3의 같은 사례가 반복될 거라 예측하고 있다. 노사 분쟁이 불필요하게 발생하지 않도록 꼭 해결하고 싶다. 우리가 태경”이라고 강조했다.

조재식 금속노조 성서공단지역지회 태경산업현장위원회 현장대표는 “오늘 전국의 금속노조 조합원이 서울에서 투쟁선포식을 여는데, 대구는 태경산업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별도로 이렇게 모였다. (연대에) 감사하다”며 “5명의 조합원이 왜 이기지도 못할 싸움에, 100일 동안 투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태경산업이 금속노조의 최전선이기 때문이다. 헌법에 보장된 노조할 권리를 무시하고 탄압하는 회사를 그냥 둔다면 같은 사장들이 판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