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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육청이 올해부터 군위 지역 초·중학교를 거점학교와 특성화학교 두 축을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초등학교 통학구역을 조정해 군위군 내 초·중·고 거점학교 각 1개씩만 남기려는 계획이었지만, 일부 학생‧학부모 반발이 있자 방향을 튼 것이다. 교육청은 오는 6월부터 군위초/부계초, 군위중/부계중을 중심으로 그외 학교는 분교장으로 개편한다는 계획을 행정예고했다.
대구교육청은 2023년 대구로 편입된 군위군의 초·중·고 중 거점학교 1곳(군위초·중·고)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학생을 기존 통학구역과 무관하게 거점학교로 전·입학할 수 있도록 했고, 군위 거주 학부모, 전교조 대구지부 등 지역 단체는 군위군 통학구역 조정이 사실상 작은학교 구조조정안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거점학교 육성과 소규모학교 폐쇄에 반대하는 주민 서명을 모으기도 했다. [관련기사=군위 학부모 모임, “소규모학교 없애는 통학구역 조정 중단”(‘24.09.06.)]
대구교육청은 군위 거점학교 육성을 위한 ‘전학 및 통학지원팀’을 운영하며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전학 및 취학, 통학지원 상담 등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군위 우보초, 의흥초 석산분교장, 의흥중 전교생이 거점학교인 군위초·중학교로 전학 가면서 해당 학교들은 휴교 상태로 전환됐거나, 전환될 예정이다. 이전까지 8개였던 초등학교(분교장 포함)는 6개로 줄었고, 추가로 더 줄어들 전망이다.
분교장 개편되면 어떤 변화 생길까
다만, 거점학교 육성 계획은 학부모와 전교조 등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에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이긴 하다. 하지만 이번엔 거점학교에 특성화 학교를 더해 초등학교, 중학교 각 2개를 남기고 나머지는 분교장으로 전환하는 계획이 추진된다.
지난해 12월말 대구교육청은 학부모설명회를 거쳐 이달 17일 ‘군위 관내 학교 분교장 개편(안) 행정예고’를 했다. 행정예고에 따르면 개편 시기는 오는 6월 1일이며 송원초는 군위초 분교장으로, 효령초·고매초·의흥초는 부계초 분교장으로 개편된다. 효령중학교도 부계중 분교장으로 개편된다.
개편이 완료되면 거점학교인 군위초·중·고등학교와 심리 정서지원 특성화 학교인 부계초·중학교만 남는다. 나머지 소규모 학교는 분교장 형태로 전환된다.
전교조 대구지부 관계자는 “본교는 기본적으로 학교 하나로 치니 배치해야 할 교장, 교사 수가 있는데 분교장은 일종의 부속학교이므로 본교에서 파견 형태로 운영하면 된다. 그만큼 사람과 예산이 적게 들어가고, 당연히 예산, 인력이 줄면 교육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강제로 전학을 보낼 수 없으니 환경을 악화시켜 보내게 만드는 셈”이라며 “‘교육적으로 나쁘다’고 말할 순 있어도 교육 당국의 행정 재량권 범위 안에 있기 때문에 문제제기가 쉽지 않다. ‘군’ 특성상 학부모님들이 조직적으로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공동대책위 차원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 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학부모님들 안에서 내분이나 갈등이 생긴 부분도 있다. 마을공동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위의 한 학부모는 <뉴스민>에 “모든 절차들이 너무 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분교장이 되면 교장선생님이 안 계시니, 예산이 줄어들 수 있다거나 하는 우려가 든다. 우리 학부모들은 큰 걸 바라지 않는다. 면 단위에 학교 하나만 남겨달라는 거다. 가까운 학교를 보내고 싶은 부모 마음이 다 같지 않겠냐. 젊은 부부가 이 마을에 이사 올 때도 학교 유무가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겠나”라고 토로했다.
이어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대구교육청은 분교장 개편 이유로 학교 운영의 어려움을 드는데, 결국 거점학교로 전학을 가라는 무언의 압박 같다. 지난해부터 교육청 직원이나 장학사가 개별 학생, 학부모를 컨택해 전학을 가라고 설득하는 일도 계속되고 있다. 어차피 인구소멸 지역이라 자연스럽게 조정될 텐데, 이렇게 급하게 인위적으로 조정하려는 것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소규모 학교들에서도 전학 등으로 학생 수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분교장 개편을 추진하게 됐다. 교장선생님이 없어지지만, 본교 교장선생님이 겸임하는 형태로 운영되며 교육과정은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체감하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전학을 해서 학교와 집의 거리가 멀어지는 학생에게는 이전부터 통학버스 등을 지원해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청이 학생, 학부모에게 전학을 가라고 설득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 강제로 전학을 가라고 교육청이 할 수는 없는 부분”이라며 “수요 조사 차원에서 전학 갈 의향이 있는지 전화로 물어본 건 맞지만, 의향이 없다고 하면 다시 연락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2024년 5월 학교알리미 공시 기준 군위군 내 초등학교 중에는 군위초(특수학급 포함) 학생 수가 29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부계초(39명), 효령초(29명), 고매초(20명), 의흥초(17명), 송원초(16명), 우보초(6명), 의흥초 석산분교장(1명)이 그 뒤를 이었다.
군위군 내 중학교 중에는 군위중 학생 수가 190명으로 가장 많았고 효령중(20명), 부계중(16명), 의흥중(13명), 군위중 우보분교장(3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