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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아들이 친자가 아닌 것 같다며 이혼 소송을 의뢰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최근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배우자의 외도가 이번 한 번이 아니고, 혼인기간 내내 지속되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혼인기간 13년 동안 키워온 아들이 친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 민법은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 혼인이 성립한 날부터 200일 후에 출생한 자녀, 혼인관계가 종료한 날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에 대해서는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하고(민법 제844조), 이를 부인하기 위해선(친생부인) 부(夫) 또는 처(妻)가 다른 일방 또는 자(子)를 상대로 하여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여야 한다(민법 제847조)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 규정에 따라 의뢰인의 아들은 의뢰인의 친생자로 추정이 되므로 의뢰인이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지 않는 한 의뢰인은 생물학적으로 친자가 아닌 아들과 평생 법률적으로 가족관계를 유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법률적으로 가족관계가 유지된다는 의미는, 아들이 미성년자일 때 의뢰인에게는 양육의무가 발생하고 의뢰인이 사망했을 때 아들이 상속인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의뢰인은 사설기관에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고 그 결과 친자가 아니라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의뢰인이 법원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여 사설기관의 결과지를 제출하는 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의뢰인은 처음부터 아들이 친자이든 아니든 양육할 생각이었다고 했습니다. 자신을 친부라고 믿고 있는 아들의 믿음을 깨트리기 싫다면서 이혼 소송에서 계속 양육권을 주장하겠다고 했습니다.
전통적으로 가족이란 혈연관계로 연결된 집단을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문화 가정, 입양 가정, 재혼 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개념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결국 가족이란 혈연이 아니라 동고동락하며 함께 살아온 경험의 공동체가 아닐까요? 지금 내 옆에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는 따뜻한 연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경연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가사·형사 전문변호사 / 법무법인 YK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