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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연령대 시민들이 윤석열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에 참여하면서 시국대회를 운영하는 단위 중 하나인 민주노총은 이들과 소통하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13일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시국대회 시작 시간보다 2시간 앞서 대회장 인근에 부스를 설치했다. 이곳에선 시민 개개인의 취향에 맞춰 집회용 피켓과 깃발을 만들고 ‘12.3 윤석열 내란 사태’에 대한 역사 교육, 차 나눔 등을 진행했다.
수성구 주민으로 21살 동갑내기 대학생 장보경, 장유경, 장예원 씨는 친구들과 함께 현장을 찾아 피켓을 만들었다. 이들은 ‘독재자가 싫어요’, ‘윤석열이 몰락하는 이야기’, ‘특종 민주주의 실종’, ‘사라진 국민의짐’이라고 피켓을 만들고, ‘바삭한 군만두 권익위원회’라는 깃발도 만들었다.
이들 중에는 처음 집회에 나온 이도, 이날이 네 번째 참석인 이도 있었다. 가장 집회 참여 경험이 많은 보경 씨는 “처음에 시위에 나오는 게 좀 무섭고 걱정도 됐는데 막상 와보니까 별 거 아니”라고 했고, 예원 씨는 “직접 피켓을 만들고 하니까 더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붉은 머리띠를 머리에 묶고, 자신들이 쓴 피켓을 들고 인증샷도 남겼다.
신은정 민주노총 대구본부 부본부장은 “붉은색 머리띠를 마치 굿즈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인기가 많다”며 “20대 딸과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어머니가 함께 오셔서 피켓을 만들고, 집회 참석을 준비하는 것도 기억이 남는다. 친구끼리 와서 재밌는 문구로 피켓을 만들고 붉은 머리띠 굿즈 욕심을 낸다”고 웃었다.
역사 교육 부스를 운영한 김도형 전교조 대구지부장도 학생들과 많이 만났다며, 소통을 통해 에너지를 얻었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12.3 계엄이 헌법에 위배되는 이유 ▲역사상 가장 장시간 계엄령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퀴즈를 준비했다.
김 지부장은 “이번에 윤석열 퇴진 집회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응원과 격려를 많이 받는다. 민주노총 페이스북에 저의 집회 참여 사진을 보고 연락이 오는 제자도 있고, 거리에서 집회를 할 때도 예전에 받지 못한 응원도 받는다”고 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학생, 청년들이 처음엔 집회에 나오기 무서웠는데 (도움이나 보호를 받기 위해) 강성노조로 알려진 금속노조, 건설노조를 찾는다는 말도 있고, 집회 후에 저를 찾아와서 민주노총에 대해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직접 이야기 해주시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집회 3일차부터 미스터트롯 응원봉을 들고 시국대회 앞자리를 지키는 이 본부장은 “젊은 세대와 서로 서로 많이 배우는 것 같다. 저희는 자유분방하고 즐기는 집회를 젊은 세대에게 배우고 있다”며 “우리는 소녀시대 노래를 배우고, 젊은 세대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배우면서 함께 어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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