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비상계엄 정당성 강변한 날···대구에선 “윤석열이 반국가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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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담화를 내놓았지만, 대구에서 대통령 탄핵과 즉각적인 사법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전날보다 더 늘어났다. 이날 동성로 CGV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윤석열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는 전날보다 2배 늘어난 3,000여 명(주최측 추산)이 참여해 촛불과 응원봉을 들었다.

저녁 7시부터 열린 시국대회는 8시까지 한 시간 가량 진행된 후 시국대회장에서부터 공평네거리, 봉산육거리, 반월당네거리, 중앙로역을 거치는 2.4km 거리를 행진했다.

최영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조직국장은 “입만 열면 노조가 나라 경제를 망치네, 파업하면 시위한다고 시민들 불편을 주네, 빨갱이네, 종북이네, 때론 건폭이라는 이야기까지 하면서 노조를 지겹도록 경멸했던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바로 헌정질서를 파괴한 반헌법, 반국가세력”이라고 지적했다.

최영오 국장은 “우리의 노력으로 대구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저는 믿는다”며 “지난 화요일부터 매일 아침 권영진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첫날 지나면서 저한테 ‘추운데 미쳤다고 데모하고 있냐’라던 어르신이 오늘은 ‘아이고 발 시릴 것 같은데, 추운데 고생한다, 힘내라’는 이야길 하고 갔다. 여기 있는 우리가 계속 모여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20대 여성도 자유발언 마이크를 잡고 “국민의힘 해체하라고 소리치기 위해 나온 우리가 유난히 응원봉을 든 젊은 여성들의 얼굴로 보이는 것은 무슨 이유일 것 같은가? 이 나라에서, 경상도에서 딸과 어린 여자애들로 살아온 우리의 인생이 늘 투쟁이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딸과 여자가 아니기 위해 포기하거나 양보하지 않고, 그저 하나의 인간이기 위해 일상 속에서 꽤 자주 화내고 싸워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평생에 걸쳐 각자의 자리에서 조용히 싸워왔다. 우리는 우리끼리 서로를 지키고 세상에 분노하는 법을 오랫동안 배워왔다. 그리하여 이제 우리 젊은 여자들은 눈에 보이는 이 광장으로 뛰어나와 마침내 선명하게 보이게 되었을 뿐”이라며 “거듭해서 발견되고 잊혀져 온 우리의 여자 선배들처럼 이곳에서 또 다른 투쟁을 계속하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4일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대구에서도 다양한 단위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며 광장에 설 계획이 이어진다. 윤석열퇴진대구시국회의 중심으로 이어져온 시국대회는 13, 14일에도 각각 저녁 7시, 오후 5시로 예정되어 있고, 13일 저녁 6시엔 대구경북 청년 대학생 시국대회, 14일 오후 3시엔 지역 야당의 합동 시국대회도 예정되어 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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