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대구 윤석열퇴진시국대회···”‘최애’야, 살기좋은 세상 만들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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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부터 대구 시민 수천 명은 매일 같이 거리에서 촛불과 응원봉을 든다. 오늘로 일주일째, ‘최애’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바라고, 모두의 평화가 지켜지길 바라는 제각각의 이유로 모였지만, 목표는 하나다. 언제든 계엄 카드를 꺼낼 수 있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이뤄져야 한다.

11일 오후 7시 대구 동성로 CGV대구한일극장 앞에서 윤석열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가 열렸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자유발언과 공연, 행진 순으로 2시간 가량 진행됐다. 행진은 공평네거리와 봉산육거리, 반월당네거리, 중앙로역에 이르는 약 2.4km를 지나는 코스다. 누군가가 “윤석열”을 선창하면 “탄핵하라”고 외쳤고, “국민의힘”이라고 하면 “해체하라”고 했다.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등 K팝도 참가자들의 흥을 돋웠다.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서 온 정진석 씨는 발언에 나서 집회 참가자들에게 “계엄령 선포됐을때 어땠어요”라고 물었다. 누군가 “식겁했어요”라고 답했다. 정 씨는 “제가 있는 소성리는 미군기지가 있는 곳으로, 사드 미사일이 있다”며 “매순간 우리의 주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끼고 있다. (계엄령 소식에) 내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국회에서 계엄을 해제하기 위해 시민들이 다 몰려들었다. 그자리를 지킨 국회의원과 보좌진들, 국회앞에 몰려든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그런데 그 위험이 완전히 물러가지 않았다. 우리로부터 주권이 나온다는 사실을 잊지말고 절대 물러서질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불안한 마음을 안고 광장에 왔을 때 어떠셨나. 저는 국회 앞 (집회)에 갔을때 100만 인파를 처음 경험했다. 그렇지만 군중 속에 안도를 느꼈다”며 “바로 옆에 있는, 함께 있는, 생명을 공유하고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노동자, 민중, 우리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평화라고 생각한다”고 시민의 힘과 연대를 강조했다.

정 씨는 ‘평화, 새하늘, 새땅’, ‘기지 앞에서’라는 노래 공연를 통해서도 평화를 염원했다.

▲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서 온 정진석 씨는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계엄령 선포됐을때 어땠어요”라고 물었다.

대구에 사는 성소수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최주란 씨는 “위법한 계엄령 이후 드러나는, 국회에서 표결조차 참여하지 않는 형편 없는 국회의원을 모두가 보셨다. 내가 나고, 자란 사랑하는 도시 대구 의원들이 그랬다”며 “동료시민으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 목소리를 계속해서 낼 것이다. 오늘 해결되지 않으면 내일 또 나오고, 해가 바뀌어도 지치지 않고 외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하야, 질서있는 퇴진이 아니라 즉각적인 탄핵을 원한다”며 “기다리면 알아서 탄핵되겠지 하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 세대는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고 눈물로 배웠다. 민주주의, 평등한 세상은 가만히 앉아서 오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 발걸음으로 찾아오는 것”이라고 짚었다.

최 씨는 ‘응원봉’을 한번 흔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가족과 아끼는 사람들, 우리의 삶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최애야, 살기좋은 세상을 만들어 줄게’하는 집회 밈도 생겼더라. 우리 같이 최애의 이름 또는 자신의 이름을 넣어서 같이 외쳐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 반월당 일대를 행진하는 참가자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