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퇴진 대구시국대회 1만 2,000명 참여, “내란 동조범 국민의힘 해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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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 1만 2,000명이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 모여 야유를 쏟아냈다. 동성로에서 열린 대구시민시국대회가 끝난 뒤 도보로 이동한 시민들이다. 학원을 마치고 참석한 중학생부터 유모차를 끌고 참석한 시민까지 다양한 이가 함께 했다. 행진 도중 한 택시기사는 차를 멈춰서고 내려 두 팔을 뻗으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대구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 12명의 이름을 부르며 윤석열 퇴진을 촉구했다.

▲7일 오후 5시 대구시민들이 대구 동성로 구한일극장 앞에 모여 윤석열 퇴진 시국대회를 열고 있다.

7일 오후 4시경, 탄핵 표결을 앞두고 동성로 옛 한일극장 앞에 시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5시 대구시민시국대회가 시작됐고, 국회 상황을 무대 위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로 보던 시민들은 ‘김건희 특검법’ 부결 소식에 탄식과 분노를 쏟아냈다.

인원은 점점 늘어 행진이 시작된 6시경에는 시국대회장에서 옛 대구백화점 앞 동성로 아트스퀘어까지 150m가량의 거리가 시민들로 가득찼다. 6시 40분경 행진이 시작됐고, 8시 40분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 시민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후미가 다 도착하기까지 15분이 걸렸으며, 이들은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 3개 차선과 인도를 꽉 채웠다. 주최 측은 1만 2,000명으로 추산했다.

▲길게 늘어선 시민들이 국민의힘 대구시당사까지 행진하고 있다.

9시 28분 사회자가 투표 불성립에 따라 부결이 확정됐다고 안내하자, 참석자들은 대구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 12명의 이름을 순서대로 불렀다. 자유발언에는 대학교수, 중학생, 고등학생, 20대 대학생, 달성군 주민, 경산 시민, 환자복을 입은 시민 등이 참여했다.

손광락 경북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대구가 해방 이후 미군정의 폭정에 항거해 전국 최초로 민중항쟁이 일어난 곳이다. 대구의 2.28학생운동은 4.19의 불꽃으로 타올라 이승만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다. 대구는 보수의 본거지가 아니”라며 “대구경북의 역사에 이렇게 기억되도록 노력하자. ‘대구경북에는 내란을 내란이라고 말할 수 있고 가짜보수와 진짜보수를 가릴 수 있고 자신의 권리를 지킬 줄 알며, 불의와 불법에 분연히 일어설 줄 아는 용기있는 시민이 살고 있다’고”라고 강조했다.

한 고등학생은 “우리는 물건이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변혁의 주체다. 계엄이라는 폭정을 자행하는 윤석열이 있다. 국민의힘은 꼬리를 내리고 복종하는 노예로 남기로 했다. 우리는 역사의 기로에 서 있다. 세상을 바꿔보자”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학생은 “아침 9시에 일어나 학원에 갔다가 마치자마자 동성로에 달려왔다. 도저히 두고볼 수 없었다. 계엄령이 선포된 날 학원에 있었는데, 충격을 받았다. TV에 나오는 높으신 분들 이야기를 다 이해할 순 없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국민이 갖는 주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참을 수 없어 거리로 나왔다”고 발언했다.

달성군에서 온 한 시민은 “추경호 동네에서 왔다. 이 지역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좌절감을 느낀다. 대한민국을 국내외적으로 위험하게 만들었는데 여전히 계산하기 바쁜 국회의원들을 어떻게 불러야겠나”라고 말했으며, 경산에서 온 시민은 “윤석열 하나 끌어내리기 위해 우리가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 선조들이 피와 바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윤석열은 참 나쁜 정권, 권력”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국회의는 입장문을 통해 ”내란 동조범 국민의힘은 해체하라. 윤석열 탄핵안이 부결되었다. 이로서 내란 수괴범 윤석열이 대통령의 이름을 유지하게 됐다. 임기 단축이든, 거국 내란 구성이든 내란수괴범 윤석열이 당분간 대통령의 직무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윤석열 탄핵 발언을 택한 국민의힘은 내란동조범 그 자체가 됐다“며 ”국민은 다시 촛불을 들고 내린범죄자들에 맞선 항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