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들이 성주군의 사드 배치 철회 투쟁에 응원과 연대를 보냈다.
29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동성로 CGV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사드배치반대 촛불 문화제’에 80여 명의 대구시민이 참여했다. 지난 22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촛불 문화제는 첫 촛불 문화제보다 참석 인원은 줄었지만, 참석자들은 저마다 성주군 사드 배치 철회 투쟁을 함께하는 마음을 나눴다.
첫 발언에 나선 변홍철 녹색당 대구시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어제 밀양, 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성주에 찾아가셨다. 주민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반대하는 주민들은 지역 이기주의로 몰아붙이고, 연대자들을 외부세력이라고 갈라치는 행태가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 문제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국가가 제대로 된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경북대학교 학생 박진원 씨는 “도대체 누가 외부세력이냐. 이 땅에 설치하고, 이 땅에서 사용될 무기인데 그동안 저는 이 땅 국민이 아니었단 말이냐”며 “성주군민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다. 성주군민이 아닌 외부세력은 빠지라는 그분에게 ‘싫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가요 ‘있을 때 잘해’와 ‘아빠의 청춘’을 개사한 ‘사드반대송’을 배우며 촛불문화제를 이어갔다. 일부는 서명 부스를 만들고 사드 반대 서명을 받기도 했고, 사드 찬반 스티커 설문조사도 했다.
최일영 민주노총대구본부 정책국장은 “우리 노동자들은 지금 한창 임금 교섭 시기다. 내년 1년 먹고살 임금을 정하는 데 교섭을 수십 번, 몇 개월을 한다. 그런데 5만 성주군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무기 배치를 이렇게 졸속적으로 처리하느냐며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달서구 주민은 “저는 성주 촛불 문화제에 2번 다녀왔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규모를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벌써 일주일 전부터 주민들은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며 “이미 사드가 한반도 군사 위기를 조장하고,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백해무익한 무기라는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 이 싸움 굉장히 길어질 텐데, 우리가 성주 주민들이 지치지 않도록 함께 싸웠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성주에서 온 한 주민은 “진짜 울고 싶다. 정부가 우리 성주 사람들을 완전히 쓰레기 취급했다. 우리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 우리를 그렇게 짓밟아 놓고, 국무총리 왔을 때 물병 던졌다고 주민들을 잡아가고 있다”며 “8월 14일까지 백악관 서명을 하면 미국에서도 다시 생각할 수 있다고 한다. 대구에서도 많이 도와 달라”고 연대를 요청했다.
참가자들은 성주에서 온 주민에게 응원을 박수를 보내고, “사드 배치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1시간 동안 촛불 문화제를 마쳤다. 대구에서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사드 배치 반대 촛불 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