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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올해 들어 상환한 지방채는 2,600억 원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이중 2,400억 원은 만기 도래 채권을 대환한 것이어서 순수 상환액은 200억 원에 그쳤다. 홍준표 시장이 취임하면서 밝힌 연간 5,000억 원 상환 공약은 진즉에 물 건너 갔고 이후 수정한 2025년, 2026년 각 8,000억 원 상환도 실현이 불가능해졌다. 신규 지방채 발행 ‘0’는 지키고 있지만 채무감축 목표는 달성 불가능해진 셈이다.
대구시는 올해 2,710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을 세웠으며, 올해 9월까지 발행한 지방채는 2,407억 원이다. 이 중 2,000억 원은 상환 기간 만기가 도래한 지방채 차환을 위한 발행이다. 이 외 191억 원은 지역개발채권 매출, 216억 원은 도시철도채권 매출을 위한 발행이다.
‘2024년~2028년 채무관리계획’에 따르면 대구시는 올해 2,710억 원의 채무를 발행하고, 2,860억 원을 상환할 계획을 세웠다. 올해 9월 기준 2,600억 원 정도가 상환됐다. 올해 계획은 무리 없이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2021년말 기준으로 2조 3,704억 원이었던 채무는 올해 연말 2조 3,342억 원으로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홍준표 시장이 취임 후 ‘임기 내 강도 높은 채무감축을 추진하겠다’고 말하면서 대구시는 연간 5,000억 원씩 3년간 1조 5,000억 원을 갚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2023년 정부 세수 부족, 부동산 경제 침체 등 재정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이를 홍 시장 임기 후반인 2025년, 2026년 각 8,000억 원씩 갚은 내용으로 수정했다. [관련기사=‘완성된’ 대구 미래 50년 기본틀은 안전한가? ② 채무 1조 6,000억, 몰아갚기?(‘23.12.29.)]
이미 내년에도 재정 여건이 나아지지 않을 게 확실한 상황에서 대구시의 1조 5,000억 채무감축 계획도 지키기 어려워졌다. 대구시 예산담당관 관계자는 “어차피 연동 계획이라서 올해 상황을 보고 12월 중 5년 단위 계획을 (새로) 수립하게 된다. 세수 사정이 좋다면 작년 말 세운 계획대로 채무를 좀 많이 상환하겠지만 실제 그렇게까진 어려울 걸로 보인다”며 “이제 수립하는 중기 계획은 이전 목표와 좀 다르게 금액이 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필요한 재원을 (끌어다) 대규모 상환을 위해서 쓸 순 없기 때문에 민선 8기 들어섰을 때처럼 대폭적인 채무감축은 어렵다 해도, 기본적으론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발행과 상환액을 유지할 거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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