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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대응댐 후보지 중 하나인 경북 김천 감천댐 반대 주민의 반발로 환경부 공청회가 파행을 빚었다. 환경부는 반대 주민과 1시간 30분 가량 대치 끝에 결국 공청회를 취소했다.
18일 오후 2시 환경부는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낙동강권역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안) 공청회’를 열 계획이었다. 환경부 물관리총괄과는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안을 발표하고, 이상호 부경대 교수, 신현석 부산대 교수, 김형수 중원대 교수, 이재웅 아주대 교수, 김명은 경상북도 하천정책팀장을 토론자로 토론회를 진행하려고 했다. 행사는 질의응답을 포함해 2시간 가량으로 예정됐다.
하지만 감천댐반대대책위원회(이하 감천댐반대위)·낙동강네트워크·환경운동연합은 댐 건설을 반대하면서 공청회 시작 시간부터 공청회 진행을 막았다. 현장에는 반대와 찬성 주민을 비롯한 타지역 주민, 환경부와 김천시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감천댐반대대책위와 찬성 주민 사이에는 욕설 등 고성도 오갔다. 감천댐반대위 측 주민은 공청회 토론회 토론자로 참석한 대학교수에 주민 반대 의견서와 주민 서명서를 제출하면서 공청회에 참여하지 말라고 설득하기도 했다. 현수막과 피켓을 든 주민들은 약 1시간 30분 가량 단상을 점거하면서 공청회는 아예 시작되지 못하고 대치 상황이 이어졌다.
감천댐반대위는 “공청회가 이대로 진행되면 정부는 관련 절차를 따랐다며 댐 건설을 추진하려고 할 것이다. 댐 건설을 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하지 않으면 물러날 수 없다”며 “2016년 추진했던 대덕댐을 2020년 환경부가 완전 무산됐다고 했지만, 이름만 바꿔 다시 추진되고 있다. 이처럼 마을 주민들과 갈등이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김천시와 환경부가 주민 의견을 듣고, 공감대가 형성된 곳만 댐을 건설한다는 말만 믿고 할 수 있는 모든 반대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며 “오늘 공청회는 환경부 입맛에 맞는 교수, 협력단체와 함께 하고, 댐 건설을 강행하려고 하고 있어서 진행하도록 둘 수 없다”고 반발했다.
특히 “예정지 주변에 5,600만 톤 부항댐, 3,800만 톤 성주호, 3,800만 톤 웅양 저수지가 둘러싸고 있다. 그런데도 1,600만 톤의 감천댐을 홍수조절능력은 없지만 보상비가 적어 짓겠다고 한다”며 “2000년대 태풍 피해 이후 하천 정비에 1조 원 예산을 들여 200년 빈도로 안전해졌다고 했는데, 이제는 500년 빈도의 댐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건설 이유가 계속 바뀐다”고 비판했다.
이상준 감천댐반대위 사무차장은 “우리는 216명의 의견 제출서와 1,690명의 반대 주민 서명지를 받아 환경부와 국회, 김천시에 제출했지만 환경부는 댐 건설을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 A 씨 등 10여 명은 반대 주민을 향해 방해하지 말라며 환경부에 공청회 진행을 요구하기도 했다. A 씨는 “우리가 이야기를 듣고 결정하겠다. 지금까지 계속해서 (반대 주민 이야기는) 충분히 들었다. 그만 하면 됐고, 우리도 들을 권리가 있다”며 “공청회 절차 이야길 하시는데 잘못된 것도 우리가 판단할 일이다. 말을 정중하게 하라”고 불만을 표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여러 차례 중재에 나서면서 공청회를 시작하려고 했으나 결국 포기했다. 박병언 환경부 물관리총괄과장은 “저희가 공청회를 강행하지 않고, 숙의를 진행하겠다. 물리적으로 공청회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워서 이쯤에서 물러나겠다”며 “앞으로 필요한 자료 등은 별도로 (지역에) 가서 설명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갈등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저희도 노력하겠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한편, 지난 7월 환경부는 기후위기에 따른 홍수 방어 능력 확보와 연간 2.5억 톤의 물 공급 능력 확보를 위해 기후대응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후보지는 14곳으로 ▲수입천댐 ▲아미천댐 ▲지천댐(이상 다목적댐 3곳) ▲단양천댐 ▲산기천댐 ▲동복천댐 ▲운문천댐(이상 용수전용댐 4곳) ▲용수천댐 ▲감천댐 ▲가례천댐 ▲병영천댐 ▲옥천댐 ▲고현천댐 ▲회야강댐(이상 홍수조절댐 7곳) 등이다.
지난 8월 지역 설명회, 공청회 등이 열렸고,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수자원의 조사·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8조에 따른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 댐 후보지를 반영할 예정이다. 이후 댐별로 기본구상, 타당성 조사, 기본계획 수립 등의 후속 절차 진행과 댐의 위치, 규모, 용도 등이 확정된다고 전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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