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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 간의 통화 녹음 파일이 공개된 후 첫 주말 토요일, 대구 도심에선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정치 집회가 잇따랐다. 조국혁신당은 ‘탄핵다방’이라 이름 붙인 정당 행사를 대구에서 처음 개시하면서 조국 대표와 주요 당직자들이 참석했고, 대구촛불행동, 진보당 대구시당,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는 대구유권자대회를 주최하고 탄핵을 촉구했다.
2일 오후 1시부터 조국혁신당은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서 1호 탄핵다방을 열었다. 조국혁신당은 전국 1호점을 대구에서 연다면서 “국민께 직접 윤석열 정권 탄핵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알리겠다”며 “그 첫 장소로 대구를 선택했다”고 소개했다.
오전부터 열린 혁신당 대구시당 개소식에 참석한 조국 대표는 오후 1시 30분께 탄핵다방을 찾아 앞치마를 둘렀다. 조 대표는 대구·경북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가 18%에 그쳤다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반복해 언급하면서 “솔직한 마음으로 대구 시민들 중 윤석열을 지지하는 시민은 18%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지지하는 건 1.8%도 안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탄핵다방 1호점 대구에서 선보여
조국, “진심으로 윤석열 지지하는 대구 시민 1.8%도 안 될 것”
대구촛불행동, 대구유권자대회 개최하고 탄핵 촉구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사이 전국 18세 유권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전국에서 19%를 기록했지만, 대구경북에선 18%로 확인됐다. 전주 26%보다도 8%p 가량 하락한 수치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명 씨 사이 통화 녹음 파일을 공개한 것이 지난달 31일 오전인 점을 고려하면, 이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완전히 반영된 결과가 아님에도 20% 선이 무너졌고, 대구경북은 더 큰 민심 이반이 표면화한 셈이다. 민주당은 일요일(3일) 또는 월요일(4일)에 김건희 여사의 녹음 파일도 공개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어 대통령에 대한 긍정 여론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2일 서용주 맥 정치사회 연구소장은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의 육성도 (민주당에)있는 걸로 안다. 내용은 그동안 보도된 것일 수 있으나, 직접 당사자 육성이 나가는 건 상당히 직접적 효과가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에서 조율하고 있는데, 일요일 아니면 월요일이 될 거다. 고민하고 있는 거 같은데 일요일로 기운 거 같더라”고 전했다.
폭로가 계속되면서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는 야권의 목소리에도 힘이 더 실린다. 조국 대표도 대구에서 첫 탄핵다방을 열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1호점을 대구에서 열겠다고 했더니 주변의 많은 사람이 왜 대구가서 하냐, 다른데 가서 하지, 대구가면 분위기 썰렁하다. 달걀 맞는다고 했다”며 “대구 시민들이 그런 사람인가? 아니다. 윤석열, 김건희 공동정권이 보여주는 각종 행태와 두 부부가 보여주는 몰상식하고 품위 없는 행동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바로 여기 대구 시민들이 가장 분노하고 실망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김건희의 공동정권의 문제는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며 “대한민국 평균적 보통 시민이 갖는 품위와 품격을 지키지 못하는 대통령과 영부인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보수를 자처하고 보수 가치를 존중하는 대구 시민이야말로, 윤석열, 김건희 두 사람이 부끄러운 것이다. 보수의 품격을 지키기 위해서,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윤석열, 김건희 공동정권은 조기 종식되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혁신당은 대통령 탄핵소추안 준비도 마무리 단계라면서 조만간 내용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당 의원 12명 중 절반 가량이 개헌연대에 참여해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도 고민하고 있다. 녹음 파일 공개 후 일각에선 개헌을 통해 임기 2년을 단축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5시부터는 대구촛불행동, 진보당 대구시당,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가 주최하는 대구유권자대회도 개최된다. 이들은 지난 1일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검건희 여사 방탄과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공권력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국회가 탄핵소추안 발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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