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언론·야당 정치인·경찰청장까지 고발한 홍준표, 명태균은 왜?

더불어민주당, “홍준표, 변죽만 울리지 말고 정면 대응하라”
대구참여연대 무고 고발은 무혐의 종결

17:35
Voiced by Amazon Polly

자신에게 비판적인 시민단체나 언론, 야당 정치인, 경찰청장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서슴지 않았던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신을 향한 음해성 발언을 이어가는 명태균 씨에 대해선 별다른 법적 조치가 없자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된다. 대구시가 고발한 각종 고소·고발 사건은 최근 속속 무혐의로 결론 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변죽말 울리지 말고 명태균 게이트에 정면 대응하라”고 힐난했다.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가 정가를 휩쓸고 있는 와중에 홍준표 시장은 지난 대선 기간 중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사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관련해 당무감사를 실시하고 문제가 보이면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 시장은 당시 자신의 대선캠프와 관련 없던 이가 개인적으로 행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문제의 인물이 얼마 전까지 대구시 공무원으로 일했고, 홍 시장과 아들이 그의 공직선거 출마를 응원한 사실도 확인되면서 의문은 남은 상태다. [관련기사=홍준표, “최OO 화이팅!” 댓글 삭제···당원 명부 유출 의혹 확실한 선 긋기?(‘24.10.15)]

지난 16일 오전 홍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더 이상 선거브로커의 거짓말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오후에는 다시 “선거브로커의 허무맹랑한 말을 듣고 당원 명부 유출이라는 해괴한 프레임을 짜 마치 경선 때 우리 측이 당원 명부를 유출한 듯이 수사의뢰 한다는 보도를 보고 참 기막힌 짓을 한다는 느낌”이라며 “당에서 조사하려면 명 씨가 나보다 윤 후보를 2% 높게 여론조작 의뢰한 것을 경선 부정으로 보고 수사의뢰해야 하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평소에 홍 시장이 보여준 모습에 비추면 충분히 형사적 대응에 나설 법한 상황이지만,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의문과 비판이 제기된다. 17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논평을 내고 “평소 자신을 향한 비판에 과잉 사법 대응으로 일관하던 홍 시장이 이번엔 별다른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의아해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그동안 고소와 고발로 야당 인사들을 겁박하고 지역 언론에 재갈을 물리던 홍 시장이 평소와 다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명 씨 주장이 거짓이라면 홍 시장은 허위사실 유포나 명예훼손을 이유로 즉각적인 법적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이 크다. 명 씨 주장대로면, 홍 시장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가장 큰 손해를 본 당사자인 만큼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마땅하다”고 짚었다. [관련기사=홍준표, 김수영 대구경찰청장 직권남용 고발(‘23.7.12), 대구시, 또 시민단체 관계자 고발···“웃음으로 답할 뿐”(‘24.7.12), 대구시, ‘홍준표 무고’ 혐의로 더불어민주당 대구 위원장 고발(‘24.8.22)]

이어 “홍 시장은 변죽만 울리지 말고, 실질적 법적 조치를 취해 본인을 둘러싼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며 “특히 최근까지 대구시 공무원으로 재직했던 최 모 씨가 대선 경선 당시 당원 명부 유출과 여론조사 의혹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옹색한 변명이 아닌 추가적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시가 홍준표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고발한 대구참여연대를 무고로 고발한 사건은 무혐의 불송치 결정됐다. 17일 대구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중부경찰서는 ‘공수처에 재수사를 요청한 내용은 대구경찰청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재수사해딜라는 내용으로 허위 사실이 전혀 없고, 홍 시장 불송치를 결정한 사건에 대해 검사가 재수사를 요청한 만큼 전혀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불송치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연한 결과다. 앞뒤 가리지 않고 지르고 보는, 자신에 대한 비판을 참지 못하는 홍 시장의 나쁜 기질에서 나온 행위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홍 시장의 이런 행태에 대해 많은 이들이 ‘제왕적’이라는 비판을 해왔으나 이제는 ‘소인배’라는 단어가 더 적절한 상황이 되었다. 홍 시장은 남에게는 막말, 비방을 일삼으면서 본인에 대한 비판은 참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힐난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