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학교살리기대구공동대책위는 25일 오후 대구 중구 대구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의회가 유가초등학교 통폐합 관련 조례를 부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3월부터 학생 및 학부모에게 알려지면서 진통을 겪고 있는 대구 달성군 유가초 이전 통합 관련 조례 개정안이 지난 21일 대구시의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했다. 교육위원 다수는 대구교육청을 향해 유가초 이전 통합 관련 문제를 제기했지만, 결과적으론 교육청 뜻대로 관련 개정안을 표결 없이 가결했다.
배창규 교육위원장(새누리당, 비례)은 조례 개정안 통과 직후 인터뷰에서 “유가초 학생들도 중요하지만 테크노4초 개교가 미뤄질 경우 300여명의 다른 학생들이 입을 피해도 커 보였다”며 “장기화 되면 지역민 갈등이 증폭되지 않겠냐. 의원님들 의견은 그렇다”고 설명했다.
교육위, “다른 학생들 피해 문제⋯교육위 할 수 있는 일 없어”
대책위, “민의 반영해야 할 의회 스스로 견제 기관 소임 못해”
하지만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교육청은 테크노4초로 9월 입학해야 할 테크노폴리스 아파트 단지 내 거주 학생들과 조례안에 함께 포함된 대구 용천초등학교 신설안을 볼모로 교육위를 압박했다”며 “대구교육청은 대구 용천초 신설안과 유가초 이전 통폐합 건을 분리한 후 수정안을 내놓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육위는 행정자치부와 고문변호사로부터 해당 조례 개정안에 대한 의회 차원의 수정은 교육감 행정권을 침해하므로 불가능하다는 해석을 받아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책위는 여기에 대해서도 “대구시의회 교육위가 대구교육청의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으로 진행된 유가초 통폐합 조례안을 그대로 수용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민의를 반영해야 하는 의회가 스스로 견제 기관으로서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대구교육청이 그동안 학부모 의견을 얼마나 왜곡하고 일방적으로 진행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며 “교육위도 이 부분을 분명히 지적했음에도 통폐합에 찬성한 것은 도저히 이해되지 않을 뿐 아니라 분노마저 들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졸속적인 학교 통폐합 과정에서 대구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 동창회, 지역 주민 간 갈등을 더욱 심화시켜왔고, 대구시의회는 교육청 탓만 할 뿐 결과적으로 교육청 거수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작은학교살리기대구공대위는 절차상 많은 문제가 발생한 유가초 이전 통폐합 조례가 명백히 무효임을 선언한다”며 “민주주의 원칙을 위배하면서 졸속적으로 처리되고 있는 조례안에 대해 대구시의회가 본회의에서 부결시켜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초 통폐합, 26일 대구시의회 본회의 의결 앞둬
대동초 통폐합 문제도 뒤따라⋯의회 같은 문제 봉착
오는 26일 대구시의회가 대책위 요청과 달리 해당 조례 개정안을 최종 의결하면 유가초 이전 통합 관련 행정 절차는 사실상 마무리된다. 하지만 대책위를 중심으로 유가초 이전 통합 반대 학부모들은 끝까지 학교살리기를 모색할 방침이다.
또, 대구 북구 소재 대동초와 산격초 통합 문제를 두고도 비슷한 갈등이 야기되고 있어서 대구시의회는 다시 한 번 작은학교 통폐합을 두고 시험 무대에 오를 전망이다.
대구교육청은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대동초를 폐교하고 산격초로 통합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대동초 학부모 다수는 통폐합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작은학교살리기공대위와 함께 대응하고 있다.
이주호 대동초등폐교저지대책위원장(작은학교살리기대구공대위 공동대표)은 “유가초와 별개로 다시 대동초도 대응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며 “기본적으론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뜻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준비하면서, 등교거부 등 대응을 검토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류규하 대구시의회 의장(새누리당, 중구2)과 면담을 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을 순 없었다.
류 의장은 “제가 볼 때 의회는 상임위를 많이 존중하거든요. 본회의에서 부결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교육위원장하고 우리 의회에서도 이야길 해보겠습니다만, 의장이라고 해서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는 말씀을 드릴 순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