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 후 높은 습도와 무더위에도 성주군민들이 12일째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촛불을 높이 들었다. 특히, 이날은 아코디언 연주, 난타 공연, 사물놀이 등 끼 있는 군민들의 다양한 문화공연과 ‘독도는 우리땅’을 개사한 노래 ‘사드는 안 된다’ 합창으로 성주군민들이 ‘사드 배치 철회’를 외쳤다.
성산포대 입구까지 사드 철회 깃발 달기로
“공정 보도 언론사, 왜곡편파보도 언론사 식별하자”
24일 저녁 7시 30분부터 시작된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는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코디언 연주 동호회 ‘성주사랑’의 공연으로 시작을 알렸다. 참가자들은 “사드는 미국으로 한반도에 평화를”, “5만군민 똘똘뭉쳐 사드 배치 막아내자”, “사드는 어디에도 안 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어 백철현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이 투쟁위 결정사항을 공유했다.
투쟁위는 백악관 청원 서명운동 활성화를 위해 각 대학 총학생회에 협조 공문 요청 등을 보냄과 동시에 유동인구가 많은 타 지역에도 서명접수대를 설치하고 확산시키기로 했다. 또, 성산포대 앞까지 게양대에 사드 반대 깃발을 걸기로 했다.
백철현 공동위원장은 “26일 새누리당 지도부와 정부 실무단이 함께 성주를 방문한다. 이들이 성주를 방문해 현실을 보고 국방부를 질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장방문 후 투쟁위 대표단 80여 명과 면담을 진행할 것”이라며 “투쟁위는 이 사태를 확실히 볼 수 있다면 어느 당이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26일 오전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이완영 의원, 백승주 경북도당 위원장 권한대행, 총리 국무조정실 1차장, 국방부 차관, 권영진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 13명은 투쟁위와 함께 성주 성산포대 현장 방문, 주민 대표단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투쟁위는 성주를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프레스카드를 발급하여 공정 보도를 유지하는 언론과 왜곡편파보도 전력 언론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매일 촛불집회 때마다 언론브리핑을 하는 배윤호(가천면, 61) 씨는 “사드 관련 토론회에 나온 사람들이 계속 보상 여부를 두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성주민들 누구도 보상을 말한 적이 없다”며 “보상의 문제가 아닌 위험한 무기인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고 있는데 정부는 언론을 통해 강정마을,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덮어씌웠던 것처럼 성주군민과 다른 지역 사람을 갈라놓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끼 있는 성주군민의 다양한 공연 펼쳐져
‘독도는 우리땅’ 개사한 ‘사드는 안 된다’ 합창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성주군민들의 목소리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났다. 정수기업체 청호나이스는 정수기가 설치된 차량을 대동해 참가한 군민들에게 커피와 물을 무료로 나눠줬다. 성주 제일교회는 사드 철회 배지를 만들어 기부했던 데 이어 안전을 위한 LED 초를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 또, 끼 있는 군민들의 다양한 공연도 펼쳐져 큰 박수를 받았다.
용암면 보림사의 해선 스님은 즉석에서 대형 달마도를 그리며, 소림 무술 공연을 펼쳤다. 이 달마도에는 “성주군민 대동단결, 사드배치 결사반대, 달마도 뿔났다”는 문구도 함께 새겼다.
해선 스님은 “용암면에 온 지 6년 됐다. 살기 좋은 성주가 상생할 수 있는 기운들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이 자리에 나왔다”며 “사드 배치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초전면 군민들로 구성된 초전시스터즈가 난타 공연을, 풍물굿패 어울림과 마실의 사물놀이와 단심줄놀이, 이한성 씨의 각설이 공연 등이 펼쳐졌다.
이날 노래배우기 시간에는 ‘독도는 우리땅’을 개사한 ‘사드는 안 된다’를 참가자들이 함께 불렀다.
“한반도 동남쪽 굽이굽이 칠백리/살기좋은 별고을 우리의 고향/그 누가 아무리 사드배치 우겨도/사드는 안된다//동쪽에는 낙동강 서쪽에는 가야산/예로부터 성주는 선비의 고장/참외농사 지으며 이 땅을 지켰다/사드는 반대다//세종대왕자태실 한개마을 성밖숲/가야산 만물상 대가천계곡/생명도시 성주에 사드가 왜오냐/사드는 안된다//미국이 한국에 사드배치한다고/억지로 우기면 정말 곤란해/김창숙 선생님 지하에서 웃는다/사드는 반대다”
성주 3번째 방문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
“더불어민주당은 사드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겠다”
사드 배치 지역 결정 이후 성주를 3번째 방문한 김현권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사드대책위 대책위원으로 발언에 나섰다.
김현권 의원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사드 반대를 당론으로 정할 것인가 말 것인가, 언제 할 것인가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사드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겠다. 다만,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여러분들도 처음 사드가 성주에 배치된다고 이야기 들었을 때 사드가 무엇인지, 그게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안보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일인지,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잘 몰랐다. 그런데 열심히 공부하고 토론하고 소통하면서 입장을 정하고 점점 신념화 되어가고 있지 않습니까”라며 “국회의원들도 매일 전문가를 모셔서 토론하고 공부하고 있다. 머지않은 시기에 더불어민주당이 사드 반대를 당론으로 정할 것이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이어 김현권 의원은 “다음에 올 때는 혼자 오지 않겠다.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의원, 홍보전문가 손혜원 의원을 모시고 와서 여러분과 우리 당이 적극 소통하도록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김현권 의원은 박주민, 손혜원 의원과 함께 오는 30일 토요일 저녁 촛불집회 때 다시 성주를 방문해 주민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투쟁위가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백악관 청원 서명운동은 현재(25일 오전 8시 기준) 1만3천여 명이 참여했다. 해당 청원에 참여하려면 사이트(바로가기) 오른쪽 하단에 이름과 이메일 작성란에 영문으로 입력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