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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학교급식 영양사들이 근로조건 향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타 도시 교육청은 영양사에게 방학 중 자율연수 제도을 제공하고, 위험수당도 지급하지만 대구는 관련 지원이 없기 때문이다. 노조는 영양교사, 타 지자체 소속 영양사와 비교해 대구 영양사의 근로조건을 향상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대구교육청은 관련 법에 따른 처우라는 입장이다.
교육공무직 영양사는 일몰 직종으로, 자연 감소분은 영양교사로 대체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에 따르면 대구교육청 소속 영양사는 공립 기준 153명이다.
교육공무직 영양사는 IMF 위기 이후 대거 채용됐다가, 영양교사 제도가 마련된 2017년부터 신규 채용이 멈췄다. 학교급식법에 따라 학교급식을 위한 시설과 설비를 갖춘 학교는 영양교사를 배치해야 하는데, 영양교사 배치 이전부터 있던 영양사를 바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현원을 유지하면서 자연감소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영양교사는 공무원 신분으로 교육공무원법을 적용해 보수와 수당이 지급되는 반면, 영양사는 교육공무직 신분에 따라 단체협약, 교육공무직원 관리 계획에 따라 근로조건이 변경된다. 노조는 영양사와 영양교사가 동일‧유사한 업무를 하지만 임금은 절반 수준이라면서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삼는 게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진정 결과다. 당시 인권위는 노조의 진정을 각하했지만 영양교사와 영양사의 업무 분석을 통해 영양사가 영양교사와 동일·유사한 업무에 종사하지 않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하거나, 두 집단 간의 현저한 임금 격차를 줄여가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노조는 영양교사 자격증을 보유한 영양사 수가 많다는 점도 근거로 든다. 노조가 대구교육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올해 3월 1일 기준 대구교육청 소속 영양사 중 영양교사 자격증을 보유한 건 76%(111명)다. 노조는 “교과 수업을 제외하면 영양사와 영양교사가 동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70~80% 영양사가 2급 영양교사 자격을 취득했기 때문에 영양교육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대구는 영양사의 근로조건이 타지역과 비교해 더 열악하다. 서울, 인천, 부산, 광주, 경기, 강원, 경남, 충북, 전북, 전남, 제주 등 11개 시·도교육청은 직무연수 강화와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서 자율(기타‧자체직무)연수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대구교육청은 연수 제도 신설에 대한 노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위험수당에도 지역별 차이가 있다. 위험수당은 위험한 업무 환경에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추가적인 임금 보상을 제공하는 제도다. 노조는 방학 중에도 식재료 관리, 위생 관리, 차기 학기 급식 준비를 위해 근무를 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험수당을 12개월 전액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서울, 세종, 경기, 강원, 충북, 충남, 경북, 전남, 제주 등 9개 교육청은 12개월 전액으로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교육청은 방학과 현대화 공사 기간은 지급하지 않는다.
7일 오후 5시 30분 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는 대구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양교사 자격증 보유 현황에 근거해 처우 개선 대책 마련 ▲타지역과 차별 없는 위험수당 12개월 전액 지급 및 방학 중 자율연수 실시 ▲대체인력 채용 간소화 및 각종 행정업무 경감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산업 안전 관련, 행정업무, 대체인력 채용, 물 관리 및 우유 급식 업무 등으로 학교 급식실 전반을 관리하는 영양사들도 골병들고 있다”며 “대구시 교육감이 책임지고 영양사 직종의 차별을 해소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2017년부터 교육공무직본부, 전국 시도교육청이 집단으로 단체협약을 진행해 왔고, 그와 별도로 개별 교섭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도교육청에 위험수당이 동일하게 있어도 지급 기준에 대해서는 약간씩 차이가 있다”며 “자율연수는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교사들에게 적용되는 부분이라 공무직에 적용하긴 어렵다. 다른 직종에 미칠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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