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혼인율 늘었다지만, 코로나 기저효과 가능성 커

대구행복진흥원, '2024 통계로 보는 대구여성가족의 삶' 발간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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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대구 혼인건수가 연평균 5.8%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코로나19 유행을 크게 겪은 기저효과일 가능성이 크게 염두된다.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에 전년대비 15% 이상 감소한 후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생아 수는 2023년 처음으로 1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25일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원장 배기철)은 ‘2023 통계로 보는 대구여성가족의 삶’ 보고서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대구 남녀의 혼인과 자녀 출생, 일과 양육, 일‧생활 균형 등을 살피고, 특히 ‘저출생’을 주요 주제로 삼았다. 그 외에도 ▲인구 및 가구 ▲가족 ▲보육 및 교육 ▲경제 및 사회참여 ▲건강 및 복지 ▲안전 및 환경 ▲문화 등에 걸쳐 전국 및 특·광역시 비교를 통해 현 상황을 진단했다.

2023년 대구 혼인 건수는 8,150건으로, 2022년 7,497건, 2021년 7,287건과 비교해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더믹 전인 2017년 1만 1,392건, 2018년 1만 968건이었고, 2019년 9,880건으로 1만 건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증감율 -9.9%p였는데, 2020년 코로나19 유행을 맞으면 감소폭이 더 커졌다.

2020년 대구 혼인 건수는 8,340건으로 전년대비 -15.6%p를 기록했다. 2020년을 기준으로 최근 3년 평균 증감률이 -12.8%다.  3년 평균 증감율은 2021년 -14.1%p를 기록하며 저점을 찍은 후 2022년 -4.9%p로 반등했고, 지난해 5.8%p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하면서 2020년, 2021년 크게 혼인이 줄었고, 코로나19 후유증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한 2022년부터 혼인 건수가 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는 지역민들의 안전 의식에도 영향을 미친 걸로 분석된다. 안전 및 환경과 관련해서 대구 남녀 모두 사회의 큰 불안요인으로 ‘신종질병’을 꼽았기 때문이다. 여성(61.5%)과 남성(52.3%) 모두 신종질병을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전국적으로 여성 51.4%, 남성 45.9%가 신종질병을 꼽은 것과 비교해 차이가 난다.

▲대구시는 최근 3년새 대구시 혼인건수 증가가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홍보하지만, 코로나19 기저효과 덕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0년 2월부터 대구에선 전국 최고 수준의 코로나19 유행이 발생한 바 있다. (사진=pixabay)

김소정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코로나로 결혼을 미뤘던 분들이 결혼을 하면서 증가한 부분도 있고, 대구시는 청년층 중에서도 30대 남녀 유입이 많아서 그런 영향도 크다고 본다”며 “대구가 ‘일생활균형지수’가 2022년 기준으로 17개 시·도 중 전국 5위를 했다. 상위권에 속하다 보니 그런 정책적인 지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초고령사회 접어든 대구, 30~34세 인구는 증가하는 이유는?(‘24.08.08))

반면 2023년 대구 출생아 수는 9,400명으로 최근 3년 간 연평균 6.1% 감소해 처음으로 1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출생률은 10년 마다 1,000명씩 감소했다. 2000년에는 3만 2,477명이었으나 2010년 2만 557명, 2022년 1만 134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동안 대구 출생아 수가 2/3 정도로 줄어든 셈이다. 조출생률은 2023년 기준 4.0명으로 전국 평균 4.5명 보다 적다. 8대 특·광역시 가운데에선 세종(7.2명)이 가장 높다.

동시에 노령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대구 인구 노령화 지수는 2023년 기준 175.6%로 전국 평균(167.1%) 보다 높고, 8대 특·광역시 중 부산(223.4%), 서울(199.1%)에 이어 세 번째다. 2040년에는 425.3%로 2.4배 증가해 대구 인구의 노령화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및 사회참여 부분에서 대구 여성의 평균임금은 2023년 기준 211만 원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4.7% 증가해 2021년 대비 18.6만 원 높아졌다. 그러나 전국 평균보다 16만 원 적고, 8대 특·광역시 중 부산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특히 2023년 대구 여성 평균임금은 남성보다 102만 원 적은 것으로 나타나 임금 격차가 67.3% 였다. 전국 평균(65.2%) 보다 높은데, 대구 남녀 평균임금도 전국 평균 보다 낮고 8대 특ㆍ광역시 중에서도 하위 지역에 속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