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불러온 단수? 청도군 물 공급량 더위 따라 증가세

2010년과 비교해 올해 물 사용량 116.0% 증가
폭염 극심했던 2018년 처음으로 최대 용량 공급
'단수 사태' 올해 8월엔 절반 이상 최대로 물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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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로 인한 기온 상승이 물 사용량을 늘리고 급기야는 단수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경북 청도군에선 지난달에 이어 지난 추석 당일에도 단수 사태가 발생했다. 청도군은 무더위와 생활인구 증가를 물 사용량 증가 원인으로 보고 있는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을 기준으로 할 때 2010년 대비 2024년에 일평균 사용량이 116% 증가했다. 같은 기준으로 폭염일수도 2배 가량 차이가 나는 걸로 확인된다.

추석 당일, 660여 가구에 단수 발생
청도군, “추석 당일 날씨가 더워 물 사용량 많아진 탓”

지난 17일, 추석 당일에 경북 청도군에선 지난달에 이어 또 다시 단수 사태가 발생했다. 오후 6시부터 3시간 가량 청도군 각북면, 각남면, 이서면, 풍각면의 660여 가구에 물이 공급되지 않았다. 청도군에선 지난달에도 4일부터 이틀 동안 화양읍 등 최대 2,480가구에 갑작스런 단수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청도군은 지난달과는 단수의 양상이 차이는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청도군 물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추석에 날씨가 너무 더웠고, 그래서 물 사용량이 많아졌다. 배수지 수위가 갑자기 많이 낮아지니까 물 채울 시간이 필요해 일시적으로 단수 조치를 했다”며 “지난 8월 단수와는 차이가 있다. 8월은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단수가 됐고, 이번엔 수위 조절을 위해서 계획적으로 일부 지역에 밸브를 잠근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도군 물관리사업소에 따르면 지난달의 경우 폭염으로 인한 물 사용 증가로 하루 최대 송출량을 초과했고, 그 결과 단수 사태가 빚어졌다. 청도군에 물을 공급하는 운문정수장의 설비용량은 1만 6,000톤이고 최대 2만 1,000톤까지 공급 가능하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물정보포털을 통해 확인해 보면, 8월 1일부터 운문정수장의 송출량은 2만 1,334톤을 기록하면서 최대 송출량을 넘어섰다. 최대 송출량을 넘어선 물이 공급되는 상황은 단수가 발생한 4일까지 나흘 동안 이어졌다. 지난 추석 연휴 3일 동안에도 공급량은 2만 1,000톤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된다.

▲ 청도군이 단수에 대비해서 각북가압장과 오산배수지에 15톤 급수차 6대 운영하는 등 산서지역 용수공급 안정화에 나섰다. (사진=청도군)

폭염 일수 늘자, 물 사용량도 증가
2018년도 최대 용량 한 번 뿐이었는데
올해 8월은 절반 이상이 최대 용량 공급

청도군은 올해 들어 두 차례 발생한 단수 사태의 원인을 생활인구 증가와 무더위로 인한 물 사용량 증가를 꼽고 있다. 청도군 설명처럼 실제로 펜션이나 카페를 찾는 관광객 등 생활인구가 늘어난 영향도 없진 않겠지만, 2010년부터 올해까지 청도군 정주인구는 4만 4,112명에서 4만 844명까지 약 10% 가량 감소해서 인구 요인이 미치는 영향을 실증하긴 어렵다.

무더위는 다르다. 무더위가 기승인 8월을 기준으로 연간 운문정수장의 물 공급량을 살펴보면, 2010년부터 꾸준히 상승했다. 2010년 8월 일평균 공급량은 9,359.35톤이었는데, 꾸준히 증가해서 2018년 8월엔 90.9% 증가한 1만 7,869.38톤을 기록했다. 2018년은 우리나라에서 이전까지 없던 역대급 무더위를 기록했던 해다. 청도군도 8월 중 15일을 폭염에 시달렸고 처음 일 최대 송출량 2만 1,000톤을 넘긴 공급이 발생한 해기도 하다.

▲2010년부터 2024년까지 8월 일평균 운문정수장 물 공급량 현황. 2010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8년보다 더한 무더위라는 평을 받고 있는 올해 8월에는 일평균 공급량이 2만 216.06톤으로 2만 톤을 넘겼다. 2010년 대비 116.0% 증가했고, 2018년보다도 13.1% 늘어난 수치다. 8월 1일부터 8일까지 8일 연속해 최대 송출량을 넘긴 공급이 이뤄졌고, 이후에도 열흘 더 최대 송출량을 넘겼다. 2018년 8월 청도군 폭염일수는 15일이었는데, 올해 8월은 27일간 폭염이 이어졌다.

기후위기로 인한 날씨 변화, 그중에서도 폭염 상황은 더 길어지고,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청도군의 경우 2018년 9월엔 폭염을 기록한 날이 없었지만, 올해는 지난 19일 기준으로 11일간 폭염이 발생한 것으로 기록됐다. 기후위기 시대 폭염 피해 대응 뿐 아니라 물 공급 문제까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된 거다.

청도군, 정수 공급량 확대 등
노후관로 교체 송수관로 복선화 대책 내놓아

청도군은 정수 공급량 확대를 비롯한 노후관로 교체, 송수관로 복선화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모두 중장기 계획이라 또 다시 무더위가 올 경우, 단수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청도군 물사업관리소 관계자는 “30년 전 댐 건설 당시 정수 공급량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수요량에 맞는 정수 능력 확대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송수관로가 하나인데,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 공급되는 물 중 65% 정도만 쓰이고, 나머지는 누수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누수율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하수 청도군수도 지난달 9일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와 기후대응댐 건설 후보지 선정을 위한 회의 자리에서 단수 사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 군수는 단수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안정적인 상수도 공급을 위한 정수 공급량 확대 ▲노후관로 교체 ▲송수관로 복선화 ▲동창천 생태계 유지를 위한 하천유지수 확보 등을 언급했다.

최근 정부는 기후위기로 인한 극한 홍수와 가뭄에 대응한다는 목표로 기후대응댐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환경부가 발표한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 중 청도 운문댐도 포함됐다. 용수 전용으로 약 8만 명에게 먹는 물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저수용량 660만 m2이며, 기존 운문댐 저수구역 내 후보지가 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