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반대 투쟁에 대한 언론의 왜곡보도가 도를 넘고 있는 가운데, 서울MBC가 대구MBC에 성주군민의 폭력성을 부각한 리포트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2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태평로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 열린 사드 배치 논란 언론보도 긴급 토론회 ‘성주군민, 언론에게 듣는다’가 열렸다. 토론자로 나선 도건협 전국언론노조 대구MBC지부장은 최근 서울MBC로부터 성주군민 폭력성 부각, 외부세력 개입 등을 강조한 리포트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도건협 지부장은 “내부적으로 문제가 크게 불거지진 않았는데, 지난 16일 총리가 성주에 다녀간 다음 날 지역사를 관리하는 부서에서 리포트를 제작해달라는 요구가 왔다”며 “성주군민의 폭력성을 앞세우고, 경찰이 수사 전담반을 구성했다는 것을 바로 다음에 넣고, 뒤에 성주군민 집회를 리포트 해달라고 아주 구체적으로 요구했다”고 말했다.
대구MBC는 이 요구를 거부했지만, 서울MBC는 자체적으로 리포트를 작성해 ‘경찰, 사드 반대 시위 황 총리 달걀 투척 수사 착수’라는 보도를 내보냈다.
서울MBC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 17일, 연합뉴스가 성주군 집회에 외부세력이 개입했다고 보도하자, 서울MBC는 대구MBC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도건협 지부장은 “확인해보니 그날 집회에 외부 관계자는 아무도 없었다. 당시 공동위원장이 외부세력이 개입했다고 말한 것은 개인적인 입장이지 투쟁위원회 입장이 아니란 걸 들었다고 보고했다”며 “그래서 외부세력 개입 보도를 못 하겠다고 했더니, 또 서울에서 자체적인 리포트를 냈다. 서울에서 직접 현장에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상으로 봤을 때 그럴 리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19일에도 서울MBC는 다시 외부세력에 대한 보도를 요청했다. 대구MBC는 해당 매체가 지목한 외부세력이 수년간 성주에 살았던 사회단체활동가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보도 요청을 거절했다. 그러자 서울MBC는 자체적으로 ‘성주 사드 배치 반대시위에 외부인사 참여 확인’이라고 보도했다.
도건협 지부장은 “지난 세월호 참사 때도 목포MBC 취재 기자가 현장에서 전원 구조는 오보라고 보고했는데도, 하루 종일 전원 구조됐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현장 기자의 보고를 무시하고 자기들 입맛에 맞는 보도를 했던 것”이라며 “당시 보도 참사가 현재 사드 보도에도 재현되고 있다. 서울에서 아이템 협의가 오면 이야기를 해도 무시하고 정해진 프레임대로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인은 너무나도 잘 아실 것이다. 정권이 공영 방송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