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8일 제16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반월당 인근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에서도 대구시와의 마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의 축제 개최를 ‘위법’이라고 지적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3일 오전 11시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대구 중구 반월당 인근 구 중앙파출소 앞 광장에서 ‘제16회 대구퀴어문화축제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반인권적, 반헌법적 국가 폭력을 넘는다는 의미로 ‘꺾이지 않는 퍼레이드’를 슬로건으로 정했다. 홍 시장이 행정대집행 등의 방법으로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려 하더라도 굴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조직위는 “공권력은 시민의 자유를 탄압하는 데가 아니라 시민의 안전과 자유를 지키는 데 쓰여야 한다. 그런데 국가기관이 곤봉이 되어 성소수자와 시민을 향해 상처를 줬다”라며 “자긍심 넘치는 퍼레이드가 되도록 국가기관이 의무를 다해달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직위는 평등을 염원하는 모든 시민을 환대하고 혐오와 차별 없는 축제를 열 것”이라며 “평등 세상을 염원하는 시민과 함께 환대의 축제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배진교 조직위 공동집행위원장은 “홍준표 시장은 집회 방해 불법행위에 또다시 공무원을 동원해서는 안 된다. 위법하고 불법적인 행정 동원을 거부하고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가 돼 달라”라며 “축제가 낯설고 불편하다고 외면하지 말아 달라. 대구퀴어축제는 평화와 인권을 실현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창현 공무원노조 대경본부장은 “홍 시장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장소 점용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경찰과 대구시 공무원이 몸싸움하는 풍경도 연출했다. 이 점에 대한 배상 의무가 판결로도 확인됐다”라며 “공무원도 강압적으로 불법에 동참하게 만들었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경찰은 주최 측의 집회신고를 접수받은 상태며, 3일 현재까지 집회 제한이나 금지 통고를 하지 않았다. 조직위는 28일 정오부터 열리는 축제 본행사인 부스 행사와 퍼레이드 외에도 10월 5일과 6일 제11회 대구퀴어영화제도 열 계획이다.
제16회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무지개인권연대 등 지역 45개 단체로 구성됐다.
앞서 홍 시장은 2일 대구시 간부회의에서 “올해 퀴어축제도 집시법 제12조에 따른 집회 제한구역에서 도로를 차단하고 개최한다면 위법”이라며 “위법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찰청과 협의해서 미리 대비하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이승협 신임 대구경찰청장은 앞서 경찰과 대구시가 충돌한 대구퀴어문화축제에 대해 기자실을 방문해 “지난해 퀴어축제 당시 발생한 기관 간 충돌은 맞지 않다”라며 “법리 검토를 명확히 해서 합리적으로 정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