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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난 4월 정부가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했고, 5월에는 각 지자체도 제1차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나섰다. 대구시와 경북도 1차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탄소중립기본법은 2030년까지 못해도 2018년 대비 40%까지 탄소배출량을 줄일 것을 못 박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내놓은 계획은 이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까? <뉴스민>은 대구시와 경북도가 내놓은 계획이 더 나은 지구 환경을 가져올 수 있을지 분석해봤다.
2022년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경북의 산림면적은 133만 2,706ha로 강원(136만 5,972ha)에 이어 광역지자체 가운데 2번째다. 경북도 면적(184만 2,410ha) 가운데 산림율은 72.3%에 달한다. 경북은 지역적 여건을 활용해 탄소중립 계획을 마련했다. 2018년 대비 2030년 탄소 배출 감축의 상당 부분을 산림, 즉 흡수원을 통해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경북도, 2018년 대비 2030년 탄소 배출량 43.4% 감축 목표
감축 목표량의 85.7%를 흡수원 통한 흡수·제거로 달성 계획
지난 4월 경북도는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로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3.4%, 2033년까지 46.7%, 2050년까지 넷제로(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증가를 막기 위해 인간 활동에 의한 배출량을 감소시키고, 흡수량을 증대하여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것)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2018년(2,075만 5,640톤) 탄소 배출량의 43.4%에 해당하는 896만 4,920톤을 감축해서 2030년엔 1,179만 720톤을 배출하는 게 목표다. 감축량 896만 4,920톤을 달성하기 위해 ▲건물 ▲수송 ▲농축산 ▲폐기물 4개 부문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는 것도 계획에 포함되어 있지만, 절대량은 산림을 통해 ‘흡수’한다는 것이 경북도의 계획이다. 전체 감축량 중 85.7%에 해당하는 767만 9,370톤이 흡수원을 통해 감축으로 계획되어 있을 정도다.
산림은 자연을 기반으로 한 경제적이면서 효과적인 대표적인 탄소흡수원이다. 산림은 20~30년생일 때 가장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국내 산림은 1980년 대규모 국토 녹화로 조성돼 30~50년된 숲이 전체 산림의 2/3를 차지한다. 국내 산림도 고령화되어서 탄소흡수원으로서 기능도 점차 약해지고 있어 새로운 산림 조성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산림 고령화 및 축소 가속화···경북 산림의 탄소흡수량도 대폭 감소
경북도, 5년간 흡수원 복원 및 보전 사업에 7,000억 원 투입 계획
경북도의 흡수원을 통한 탄소배출 감축량 추세를 보면, 산림의 고령화가 미치는 악영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2010년까지만 해도 1,259만 3,400톤에 달했던 흡수량은 지속 감소해서 2018년엔 2010년의 80% 수준인 995만 4,700톤까지 줄었다. 2024년 올해는 871만 톤 가량까지 감소할 걸로 추정된다. 경북도 2030년 흡수원을 통한 감축 목표로 정한 767만 9,370톤은 2010년 대비 61.0% 수준이다.
경북도는 흡수원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서 향후 5년간(2024~2028년) 7,02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5년 간 ▲건물 ▲수송 ▲농축산 ▲폐기물 ▲흡수원 등 5개 부문에 쓸 총 예산(2조 5,842억 5,960억 원)의 27.16% 수준이다. 경북도는 5년간 탄소중립에 4조 원 이상을 쓸 것이라고 계획에선 밝히고 있지만, 정확한 예산 규모는 파악되지 않는다. 5개 부문 외에 ▲지역 기후위기 대응기반 강화대책에 1조 5,000원 가량을 쓸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정확한 예산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흡수원 부문 예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숲가꾸기(산림경영) 사업이다. 경북도는 숲가꾸기 사업에 3,979억 7,000만 원(56.68%)을 들여 2030년까지 23만 5,220톤의 탄소를 감축할 계획을 내놨다. 산불 피해복구 조림 810억원, 기후대응 도시숲 조성 604억원, 기후위기대응 미래수종 조림 534억 9,000만 원 등이 흡수원 부문 사업으로 포함되어 있고,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경북도 탄소중립지원센터 관계자는 “흡수원, 흔히 말해 산림은 산불 같은 재해가 발생하거나, 개발도 이뤄질 수 있다. 나무의 종류나 나이에 따라 흡수력이 차이가 있어서 흡수원은 자연 감소 경향이 있다고 봐야한다”며 “그렇지만 경북은 강원도 지역과 전국에서 흡수원 양이 가장 많아서 지역 여건이 좋은 편이다. 흡수원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흡수원에 기대 다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점이다. 5년 간 탄소 감축 예산 42.03%에 해당하는 1조 863억 4200만원을 투입하고도 수송 분야는 2018년 589만 290톤에서 666만 8,760톤으로 13.22% 탄소배출량이 늘어난다. 폐기물 분야도 138만 9,860톤에서 147만 7,940톤으로 6.3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건물 분야는 1,031만 150톤에서 847만 850톤으로 17.84%가, 농축산 분야는 316만 5340톤에서 285만 2540톤으로 9.88%가 줄어드는 것으로 목표를 설정했지만 전체 감축량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계속)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
데이터 분석·정제 = 오나영 데이터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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