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는 최근 이례적인 30~34세 인구 증가 현상이 홍준표 시장 취임 후 민선 8기가 추진한 산업 구조 개편에 따른 일자리 증가 영향이라고 홍보했지만, 뉴스민 취재 결과 이는 인구 통계적 특성에 따른 전국적 추세로 확인된다. 혼인이나 출생에서 일부 튀는 결과가 나온 것도 근본 배경에는 결혼적령기인 30~34세 인구 증가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1991년~1995년에 태어난 30~34세 인구는 1968년~1974년 태어난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라는 뜻에서 ‘에코(메아리) 붐 세대’라고 불린다. 이때 이례적으로 70만 명대 출생아 수가 이어졌으며, 이 시기 전후론 60만 명대에 그쳤다. 이후 출생아 수는 2001년 50만 명대, 2017년 30만 명대로 떨어진 뒤 2020년 20만 명대로 급감했다.
따라서 1991년생이 만 30세가 된 2021년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해당 연령 구간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전국 30~34세 인구는 2018년 318만 9,361명, 2019년 315만 8,230명, 2020년 314만 5,998명으로 감소세였으나 2021년 321만 6,061명, 2022년 331만 7,257명, 2023년 339만 9,252명으로 증가했다.
2021년 대비 2023년 30~34세 인구는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적으면 0.2%(경북)에서 11.2%(인천)까지 늘었다. 제주에서도 7.6%가 늘었고, 충북도 7.3% 늘었다. 대구는 2021년 13만 6,780명, 2022년 14만 1,065명, 2023년 14만 6,165명으로 2년 간 6.9% 늘었다. 이 추세는 1991년생이 35세가 되는 약 2026년까지 이어지다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달 25일 대구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인구 증가가 혼인과 출생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고, 인구 증가를 견인하는 건 시정 혁신의 성과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대구시는 “주민등록인구통계에 의하면 대구의 결혼연령(30~34세) 인구가 2022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혼인 건수 증가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민선 8기 대구시의 미래 신산업 육성을 위한 산업구조 대개편과 시정 전 분야에 걸친 대구혁신 100+1 추진에 따른 실질적인 효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민선 8기 산업구조 개편과 관련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30~34세 인구 증가는 혼인과 출생을 늘릴 수 있는 기회인 건 사실이다. 2023년 기준 남성의 평균 초혼연령은 33.97세, 여성은 31.45세로 30~34세 연령 구간에 해당한다.
대구시가 지난 보도자료를 통해 인용한 통계청 2024년 5월 인구동향을 보면, 5월까지 전국의 혼인건수는 전년대비 8.7% 증가한 반면 출생건수는 2.9% 감소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전년대비 혼인건수가 증가한 도시는 세종을 제외한 16개 시도이고, 출생건수는 대구(2.0%), 인천(0.7%), 서울(0.4%) 등 3곳만 늘었다. 유독 대구만 전년대비 2.0% 가량 출생건수가 늘어난 이유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획기적인 정책 전환 없이는 인구 통계 구조상 오래 이어지지 못 할 조건이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