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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부터 봉산문화회관(관장 노태철)은 개관 20주년 기획 전시로 안종연 작가 초청 ‘2024 기억공작소Ⅱ, Light of Moha in Bongsan’을 4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여명의 새날들’을 주제로 한 이번 안종연의 전시는 7월 14일까지 진행한다.
김영숙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는 “빛으로 인간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며 인간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이 더해져 우주를 품는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가는 이번 ‘빛’을 위해 AI를 처음 다루어 영상을 제작하고, 신소재인 광 확산 필름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실은 정면 끝에 사람 모양의 구멍이 뚫린, 녹슨 겹겹의 원형 강판이 놓였다. 그 앞으로 빛기둥과 빛을 품은 사람이 우뚝하게 섰고, 규사가 뿌려진 바닥 위로는 색이 있거나 없는 유리구슬을 얹었다. 그 유리구슬 가운데 어떤 것은 별처럼 빛을 내며 자리를 지킨다. 오른쪽 뒤편에서 날아오는 빛은 광원에서 멀어지면서 약해지고 색과 그림자는 옅어지고 흐려진다.
맞은편 전시공간은 빛과 그 빛으로 생긴 어떤 물체의 그림자를 겨우 실루엣만으로 볼 수 있게 광 확산 필름 가림막을 설치했다. 빛과 어렴풋한 그림자만으로는 물체의 형상이나 숫자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김옥렬 현대미술연구소 대표는 “안종연의 작업은 색과 빛의 파동이 그린 ‘색·빛 그림’이다. 이 그림은 맑고 투명한 유리구슬이 색과 빛을 품고 흰색 입방체의 공간을 채운 다채로운 빛의 파동”이라고 평했다.
안종연(1952~)은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School of Visual Arts)에서 회화 전공으로 석사를 마쳤다. 올해 서울문화재단 원로예술지원사업에 선정됐고, 개인전 ‘잊혀진 습관’(2023, 마산 현대미술관), ‘Skywalk, Light walker’(2023, 서울 써밋갤러리)를 비롯해 단체전 ‘빛의 여백과 전면회화(2023, 대구 아트스페이스 펄) 등 다수의 전시회를 가졌다.
정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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