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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공무국외연수 적절성을 판단하는 심사위원회가 개최되고 있지만 형식적 운영에 그치고 있다. 올해 들어 대구시의회를 포함한 군위군, 동구, 달성군, 달서구 기초의회에서 공무국외연수 심사위원회가 개최됐지만, 회의록을 통해 공개되는 정보가 제한적이고 위원들은 통상적 질문에 그쳐 심사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구시의회 및 대구 9개 구·군의회는 공무국외출장 규칙에 의거해 외부위원(교육계, 법조계, 언론계, 시민사회단체) 등이 포함된 심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심사위원회는 출장의 필요성과 출장자의 적합성, 출장국과 출장기관의 타당성, 출장경비의 적정성 등을 살핀다. 위원회는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위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회의 후에는 회의록도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되어 있다.
군위군의회는 지난 1월 싱가포르·말레이시아, 2월 일본을 다녀왔고, 지난달엔 동구의회가 호주·일본, 달성군의회는 스위스·이탈리아를 각각 다녀왔다. 이달 대구시의회는 팀을 나눠 호주·뉴질랜드, 아랍에미리트·독일·체크·오스트리아로 떠났고, 달서구의회는 오는 14일과 19일 호주·뉴질랜드와 싱가포르로 출국을 각각 앞두고 있다.
회의록을 통해 확인되는 심사위원회 회의는 연수 일정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5쪽 분량으로 올라온 달성군의회의 심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회의의 대부분을 의정팀장이 공무국외출장 계획을 설명하는데 할애됐다.
참석 위원들은 ▲다녀왔던 연수지가 아닌지 ▲연간 연수 횟수 ▲출장 경비 규모 ▲의원 전원 참석 여부 등을 묻는데 그쳤다. 한 참석 위원은 “자부담이 많은데, 공무원 여비 기준이 해외 물가 등 실정에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공무원 여비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동구의회나 달서구의회는 회의 직후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하는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동구의회는 “누락이 있었다, 조만간 게시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고, 달서구의회는 “회의록 정리에 시간이 걸렸다. 곧 게시하겠다”고 했다. 달서구의회는 <뉴스민>의 취재 직후 바로 홈페이지에 회의록을 게시했다.
장지혁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공무국외연수가 심사위원회를 통해 심사과정을 거치게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심사가 되지 않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심사위원회에 전문성도 부족하고, 견제 장치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어 “광역 단위의 독립된 심사위원회 구성이나 연수를 다녀온 뒤 사후 검증 장치 등이 추가적으로 고민 되어야 한다”며 “공무국외연수에 많은 사람들이 불신하는 이유가 근본적으로 연수를 떠나는 이유조차 불분명하고, 연수가 제도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못해서”라고 덧붙였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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