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7년, 권력기관 외면해도 평화 외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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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7년,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는 여전히 사드 철회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27일 오후 2시, 소성리 사드 배치 7년을 맞아 16차 범국민 평화행동이 사드 기지 앞 진밭교에서 열렸다.

▲27일 오후 2시, 소성리 사드 배치 7년을 맞아 16차 범국민 평화행동이 사드 기지 앞 진밭교에서 열렸다.

집회에는 사드철회 평화회의 측 외에도 윤종오 진보당 국회의원 당선인,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대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노동자·시민 700여 명이 참석했다. 집회는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등 국제적으로도 전쟁의 참화를 겪는 상황 등에 비춰 사드가 전쟁 위기를 부추기는 무기라는 성토로 채워졌다. 집회 후에는 사드 기지 앞까지 행진도 이어졌다.

이종희 사드철회 성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제국이 힘으로 한반도를 압박해 모든 걸 뺏어가고 있다. 경제마저도 거덜 나고 있다.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노동자는 피눈물 흘린다. 전 세계적 경제 불황 속에서 미국만 독야청청”이라며 “국가권력은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다. 국민을 지키는 데에는 속절없이 무능력한 대통령들을 만났다. 사드는 소성리를 여전히 찾는 여러분과 함께 언젠가 뽑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화 전국민중행동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 팔레스타인의 참상이 사드 투쟁의 정당성을 확인해 준다. 현대전은 미사일 전쟁이다. 사드가 바로 이를 위한 것으로, 사드 배치는 곧 전쟁 준비”라며 “사드를 뽑는 투쟁은 전쟁을 막는 투쟁이다. 이번 총선에서 사드 집회에 왔다는 이유로 정영이 후보가 국회의원이 되지 못했다. 사드를 뽑는 건 기성 정치권이 아닌 우리 자신”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부 집권 2년 동안 한미일 MD체계가 확립되고 있고, 이를 토대로 군사동맹도 구축하려 한다. 대한민국이 미 본토와 일본을 지키기 위한 방어기지로 전락하고 있다”며 “불법사드배치 7년의 역사는 미국에 의존한 한반도 정책은 실패한다는 걸 보여줬다. 박근혜, 윤석열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도 한반도 평화정책을 사드 추가배치로 시작하며 미국에 의존하다가 처참하게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법원, 헌법재판소 등 대한민국 모든 권력기관은 성주와 김천에서 일어나는 평화의 외침을 외면하고 있다. 80대 노인을 포함해 30여 명을 수사하거나 기소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평화를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오래 걸리든 민중이 패배한 역사는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헌법재판소는 주민들이 청구한 사드 배치 승인 위헌 확인 헌법소원에 대해 각하했다. 지난해에는 서울행정법원이 주민들이 청구한 전략환경평가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도 각하한 바 있다.

한편 수사기관은 주민과 소성리 지킴이 등 연대자 30여 명에 대해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 중이며, 이중 14명은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