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다자녀 공무직 정년 후 재고용···올해 23명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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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고령층 고용 확대와 다자녀가구 우대를 위해 다자녀를 둔 공무직 노동자를 정년 이후 재고용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는 7월 시행 예정으로 2자녀는 1년간, 3자녀 이상은 2년간 재고용될 수 있다. 공무직 노동자는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노동자를 말한다.

대구시는 24일 보도자료를 내 오는 7월부터 ‘다자녀가구 공무직 계속고용’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정책은 이달 5일 공공분과위원회(위원장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에서 처음 제안됐으며, 같은 달 23일 고용·노사민정협의회 안건으로 상정돼 찬성 의결됐다. 고용·노사민정협의회에는 대구시 경제부시장, 한국노총 대구본부, 대구경영자총협회 관계자 등이 위원으로 참석했다.

고용·노사민정협의회에선 ‘결혼 적령기가 높아지면서 자녀 교육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정년인 60세를 맞이하는 사람이 많아 일정 기간 소득 보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자녀를 양육한 과거에 대한 보상 등의 의미에서 시행할 만하다’ 등 의견이 제시됐다.

▲23일 고용·노사민정협의회에서 ‘다자녀가구 공무직 계속고용’ 정책 안건이 찬성 의결됐다. (사진=대구시)

적용 대상은 본청과 산하 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 공무직 직원 중 다자녀 부모에 해당하는 노동자다. 동일부서, 동일업무 우선으로 배치될 예정이며 호봉 인정 없이 기간제 급여가 적용된다.

대구시 산하 4개 공사·공단(도시개발공사, 교통공사, 공공시설관리공단, 농수산물 유통관리공사)과 3개 출자·출연기관(엑스코, 문화예술진흥원, 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공무직 노동자는 현재 1,547명이다. 이중 올해 하반기 정년퇴직 예상 인원 38명 중 다자녀 부모 23명이 해당 정책 대상이 된다.

올해 하반기부터 2030년까지 향후 7년간 정년퇴직 예상인원은 340명으로, 이중 다자녀 부모인 205명이 적용 대상이다. 대구시 측은 “상반기는 후임자 공채가 진행 중이라 하반기 퇴직자부터 적용된다”며 “전국 광역단위 중에선 최초로 시행하는 정책이다. 공무직 근로자에 한정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정년연장이라는 화두를 던짐과 동시에 부수적으로 다자녀 가정을 우대한다는 정책 목표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영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구지역지부 사무국장은 “민주노총은 협의회에 들어가 있지 않아서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알 수 없으나, 큰 방향에선 공감한다. 다만 소득 보장이라는 취지를 살리면서 장기간 근무에서 쌓인 숙련도와 업무 경험을 인정하려면 호봉 승급분을 반영해야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렇게 소득 보장 정책을 추진할 거면 올해부터 시행된 생활임금 조례 또한 같은 시각에서 범위를 확장한 합의가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시에서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생활임금 제도는 적용 대상이 시 소속 노동자로 제한됐다. 민주노총에선 적용 대상을 공공부문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편, 대전 서구는 올해 2월 27일 전국 최초로 ‘다자녀 가정 공무직 정년 후 재고용’ 정책을 시작하기로 했다. 서구청 관계자는 “공무직 관리 규정 훈령을 개정해서 시행 중이다. 올해 당장 적용받는 사람은 없고, 2026년 퇴직 예정자가 최초 적용대상이다. 몇몇 지자체에서 해당 정책과 관련해 검토 중인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