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옵티칼 해고자 부동산 강제매각···“법원이 벼랑 끝에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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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의 최후 보루는 법이라고, 더 이상 말할 수 없습니다. 간접강제금 수백만 원 때문에 부동산을 경매에 부친다니요. 집을 팔아넘기면 돌이킬 수 있습니까“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청산 후 해고를 고통받는 해고노동자들이 법 앞에서 한 번 더 울었다. 법원이 이들의 부동산을 강제매각한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옵티칼 측의 공장철거 방해금지 등 가처분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해고자는 공장 철거를 막아서면 1회당 개인 50만 원, 노조 200만 원의 간접강제금이 부과됐다. 간접강제금을 받아내기 위한 한국옵티칼 측의 부동산 강제경매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법원 결정으로 해고자 11명 중 4명이 부동산 강제경매 추진, 4명이 전세금 가압류를, 3명이 통장 가압류됐다.

19일 오후 2시 한국옵티칼 해고자들과 민주노총 경북본부, 금속노조 구미지부는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앞에서 해고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는 가처분 인용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19일 오후 2시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앞에서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 부동산 강제경매 결정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제공=민주노총 경북본부)

이들은 “최악의 노동 탄압을 김천지원이 허용했다. 공장철거 방해금지 가처분에 대해 이의신청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고, 가처분 이의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이 4월에 잡힌 상황에서 무턱대고 강제경매를 결정했다“며 “법원이 스스로 법의 권위를 추락시켰다. 수백만 원의 간접강제금을 받으려고 수억 원 대의 부동산을 강제경매하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천지원은 더 이상 파국으로 내몰지 말라. 11명의 고용승계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노동자 2명의 고공농성도 70일을 넘겼다. 법이 인권의 최후 보루라면 노동자의 곁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 해고자는 “부동산 강제경매 결정문을 우편으로 받았다. 힘 없는 우리에게 왜 이렇게 가혹한지 모르겠다. 잘못했으면 억울하지나 않다. 집에 있는 우리 가족은 또다시 고통받고 있다“며 “간접강제금 450만 원 때문에 평생 힘들게 만든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를 이렇게 쉽게 허물 수 있나. 우리를 지키는 법은 어디에 있나. 우리 억울함은 어디에 호소해야 하나. 우리는 그저 일자리로 돌아가 일상을 살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처분 이의신청 심문기일은 오는 4월 12일 김천지원에서 열린다.

▲19일 오후 2시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앞에서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 부동산 강제경매 결정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제공=민주노총 경북본부)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